[사설] 달라이 라마 방한, 이젠 허용해야

  • 등록 2015-10-16 오전 3:00:00

    수정 2015-10-16 오전 3:00:00

불교계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다시 추진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미황사 주지로서 달라이 라마 방한추진회 상임대표를 맡은 금강 스님은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불교계가 뜻과 힘을 모아 그의 방한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7월의 달라이 라마 방한추진 선포식 이후 이미 10만여명의 지지를 받은 추진회는 앞으로 1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7년 4월을 그 목표로 잡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를 찾은 추진회 대표단으로부터 그의 방한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받고 “한국 정부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도 방한을 가장 우선시할 테니 절대 물러나지 말고 끝까지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금강 스님은 전했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은 2000년 이후 여러 번 추진됐고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2년과 참여정부 때인 2007년에는 추진위까지 구성됐다. 하지만 중국 명칭으로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인 티베트의 분리독립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한 우리 정부의 ‘눈치 보기 외교’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지금은 그러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달라이 라마는 2011년 CNN 인터뷰에서 “정치적 책무에서 은퇴했다”며 스스로를 정치지도자가 아닌 영성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일본에 36차례나 갔고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방문하는 등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강연회도 가졌다. “그가 못 가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고, 요즘은 중국도 많이 유연해졌다”는 게 금강 스님의 설명이다.

이젠 정부도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중국이 반대할까 봐 지레 겁먹는 저자세 외교는 온전한 주권국답지 못하다. 세계적 영성지도자의 가르침을 우리 국민만 접하지 못한다면 뭔가 잘못된 일이다. 그가 주는 정신적 위안과 치유가 누구보다 필요한 게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에 찌든 한국 사회다. 합천 해인사를 찾아 팔만대장경에 참배하고 싶다는 그의 소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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