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재조정했다. 최근 치솟는 금리에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우리은행 주담대를 정리하고 이자가 낮은 한국증권금융으로 기존 대출을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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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금융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이 AAA로 최고 수준이다. 덕분에 평균대출금리도 2~4%로 시중은행의 3~5% 대비 1% 수준으로 낮게 제공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은행채 6개월물 또는 12개월물)+가산금리(대출자 신용도, 담보물에 대한 평가 등)’로 결정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변동과 궤를 같이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전망이 높다 보니 선제적으로 저리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은 4건·2241억원에 이른다. 평균 이자율은 3.08%로 연간 납입할 이자 총액만 69억원에 달한다. 1년 만에 늘어난 이자 부담만 약 19억원이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해 롯데지주에서 연봉의 절반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쇼핑 패러다임 경쟁에서 밀리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있다. 2019년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신용등급은 AA+에서 3년 만인 올해 AA-까지 2단계 하락했다. 반면 롯데지주는 바이오 사업 진출, 롯데알미늄의 2차전지 투자 등 성장 엔진을 통해 재도약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신용등급도 AA로 롯데쇼핑보다 1단계 높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면서 주담대를 받았다. 당시 신동주 회장과 롯데제과(280360) 등 계열사 지분경쟁을 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 회장은 대출금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지주사 전환과정에 필요한 계열사 주식매입에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