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함께라서 더욱 반가운 ‘씨름 등재’

  • 등록 2018-11-28 오전 6:00:00

    수정 2018-11-28 오전 6:00:00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이자 운동경기인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원래 남북한이 별도로 등재를 신청했으나 최근 성숙해진 화해·협력 분위기에 힘입어 공동등재로 수정 요청함에 따라 유네스코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남북이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등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유네스코가 개별 신청된 항목을 공동등재로 용인한 사례 또한 최초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분단 세월이 짧지 않은데도 씨름에 각인된 남북한의 문화적 유전자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도 국제사회가 이런 점을 인정해 준 결과다. 이와 더불어 남북 공동으로 개성 만월대에 대한 발굴조사 및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괄목할 만한 변화다. 제한적이나마 문화분야에서부터 교류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남북 간에 문화분야 공동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벌써 세 차례나 이뤄진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임은 물론이다. 문화 활동 외에 예술·체육 교류도 확대되는 중이다. 두 해 뒤로 다가온 2020년 도쿄올림픽에 단일팀 출전을 위한 실무협의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2032년의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움직임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교류 활동은 장차 통일시대를 맞아 우리 민족을 하나로 엮는 동질성의 기반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질화한 남북 언어에 동일한 기준을 마련하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을 함께 관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일체감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같은 깃발을 흔들며 하나 된 팀을 응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비(非)정치적인 분야에서부터 남북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하는 필요가 여기에 있다.

아쉬운 것은 북한 비핵화 작업이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핵화 작업이 추진되는 단계에 맞춰 남북교류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엔 안보리로부터 승인받은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앞으로 비핵화가 가시적으로 진행된다면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다. 유네스코 씨름 등재에 의미를 두는 이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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