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부동산 규제대책 '핀셋' 제대로 꽂아야

'호황 vs 거품' 의견 분분
정부 규제폭 최소화할 듯
실수요와 투기수요 구분해
강남 재건축 과열 잡아야
  • 등록 2016-11-01 오전 3:00:00

    수정 2016-11-01 오전 3: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정부가 오는 3일 주택시장 조정용 부동산대책을 발표한다. 일부 지역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현재로선 규제의 폭을 최소화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국적으로 적용할 규제 대책이 나올 경우 시장이 한꺼번에 냉각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규제한다는 소문이 보름 전부터 흘러나오자 거래가 줄고 집값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멈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도 0.12%로 일주일 새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규제를 강화할 경우 건설·부동산 경기가 유일하게 떠받치고 있는 경제성장률(2분기 3.3%) 하락이 우려된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은 2분기 기준 51.5%다. 민간주택 투자 호조세 덕분이다.

다만 여기서 따져봐야 할 문제가 있다. 거품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다. 일단 통계만 놓고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앞뒤 1년씩도 상승률이 소폭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5~6년은 침체기였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새 아파트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적었던 만큼 당분간 몇 년은 호황이 계속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올 법하다.

통계상 최근 아파트값 상승률도 크게 높지 않다. 서울만 놓고 보면 올 9월까지 2.7%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상승률(4%)과 견줘 절반도 안되는 셈이다. 9월 말부터 10월 초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1% 넘게 오르면서 거품론 주장이 커졌을 뿐이다. 하지만 강남권은 정부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는데도 수요는 충분했다.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017~2018년 입주 물량 폭탄에 따른 위기론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내년 37만 여 가구, 2018년엔 38만 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하지만 서울은 2만 6000~3만 여 가구로 올해(2만 2762가구)와 큰 차이가 없다. 경기도는 2년간 27만 여가구로 크게 늘어나지만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어서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거품론의 실체는 이렇다. 우선 경기지역 상황이다. 2014년 분양받은 사람들은 실수요가 많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등은 투기적 가수요가 붙은 게 사실이다. 올해 남양주 다산신도시나 시흥 배곧신도시까지 분양권에 웃돈이 붙으면서 투기수요가 가세했다. 분양권 폭탄 돌리기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권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2006년 최고점을 넘어섰다.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투자에 나섰다면 ‘그들만의 리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강남권 재건축발 활황세가 다른 지역으로 퍼져 거품을 일으켰다면 이건 또 다른 문제다.

현재 분양가가 급등하는 데도 청약시장에 투기적 가수요가 들끓고 있는 것은 강남권 영향이 크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청약통장 하나만으로 무조건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20대들이다. 부동산 투기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기성세대의 잘못된 사고 방식이 젊은층에까지 번진 것이다.

거품은 언젠가 꺼지게 마련이다. 정부의 맞춤형 처방이 며칠 후면 뚜껑을 연다. 하지만 핀셋을 제대로 꽂지 못한다면 안 꽂느니만 못할 수 있다. 잘못된 처방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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