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탄핵할 사유 오히려 늘었다”

‘칩거 2년’ 만에 컴백 민주 조순형 당선자 동행취재
“대통령 성격·품성 때문에 국정쇄신 요구 거부할 것”
“지금 의석 분포는 국민 意志 인위적 정계개편 正道아니다”
  • 등록 2006-07-28 오전 7:54:09

    수정 2006-07-28 오전 8:43:27

▲ 조순형 민주당 서울 성북을 당선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27일 아침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2년 만에 첫 출근길에 나선 조순형 당선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 집을 나서며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조 당선자의 승용차를 함께 타고 다니며 그의 복귀 첫날을 동행 취재했다.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된 소감을 물었다. “나는 사실 정치에 안 맞는 사람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정치인은 자화자찬, 줄서기, 술 마시기를 잘해야 하는데, 난 그중에서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 내가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된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 2년여간 읽은 책 중)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쓴 ‘용기있는 사람들’이란 책이 있다”며 “미국 상원 의원 8명의 얘긴데, 대통령까지 할 수 있었던 지도자들이 원칙을 지키다 불운을 맞고, 정치적으로 몰락한 얘기다. 내 심정하고 비슷했다”고 했다.

조 당선자는 이날 국립현충원에 참배하고 서울 성북구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했다. 평소 자주 찾는 설렁탕집이라고 했다. 동네 사람들이 “축하한다” “존경한다”며 앞다퉈 인사를 건넸다. 조 당선자는 테이블에 앉자 수행비서와 운전기사의 숟가락부터 챙겼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후의 심정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그는 “지난 2년간 가장 괴로웠던 것은 탄핵 역풍 때문에 17대 총선에서 떨어진 많은 동료 의원들을 떠올릴 때였다. 잊으려 해도 자꾸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는 힘들었던 그 시절을 넘기는 데 부인(연극배우 김금지씨)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집사람은 탄핵 역풍이 거셀 때에도 ‘남자가 책임지고 당당해야지 소신있게 발언 못하면 뭐냐’고 격려해줬다”고 했다.

조 당선자는 ‘노 대통령을 탄핵했던 사유가 이제 바뀌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대로 유효하다. 오히려 사유가 더 추가됐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게 뭐냐고 물었다. 그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인사문제가 제일 크다”고 했다. 조 당선자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단독으로 만났을 때 측근과 가신을 절대 청와대 비서실에 넣지 말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실은 국가기관이니까 공무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했는데 듣지 않았다. 이게 국정 실패의 출발점이 됐다”고 했다. 조 당선자는 노 대통령이 국정 쇄신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본인 성격이나 품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당선자는 정계 개편에 대해 “특별히 생각한 것이 없다”면서도 “지금의 국회 의석 분포는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 표시다. 대선을 앞두고 이합집산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고 했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공식 석상에서 본 적밖에 없어 잘 모르지만, 국민적 지지를 받아 자연스레 정계 개편의 중심이 된다면 뭐라 말할 게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선 홍사덕 전 의원 등 반(反)노 세력의 연대문제에 대해 “(탄핵이라는) 국가 중대사안에 대해 일시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것이고, 지금이야 당도 다르고 노선도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회 상임위로 법사위를 지망하겠다고 했다. “사학법이나 신문법 같은 엉터리 법이 거침없이 통과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당선자는 탄핵 후 2년3개월여의 칩거생활에 대해 “책 보고, 개 키우는 재미로 살았다”고 했다. 그는 17대 총선 때 서울을 떠나 대구에서 출마했다 떨어진 후 인터넷을 통해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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