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신호탄 쏘아올린 상계동...강북 재건축 성공 ‘가늠자’

  • 등록 2016-06-09 오전 6:00:00

    수정 2016-06-09 오전 10:22:13

내년을 기점으로 상계동 일대 아파트 4만여가구가 차례차례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다. 사진은 상계동 일대의 전경.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재건축사업이 어떤 것인지를 주민에게 이해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만이 조합원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일 서울 노원구 상계10동에 있는 주공8단지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신진철 사무장의 말이다. 주공8단지는 지난달 말 총회를 열어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신 사무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여러 차례 대화를 끊는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언제쯤 이주를 시작하고 착공을 하느냐는 문의 전화였다. 신 사무장은 “비상대책위원회도 없고 재건축을 하겠다는 주민의 열망도 강하다”며 “내년 1분기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승인받은 후 2018년 초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계동 일대 4만가구 재건축 연한 도래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재건축 바람이 솔솔 일고 있다. 상계동 일대 상계지구는 1980년대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10년 내 주택 500만호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며 만들어진 대규모 아파트촌이다. 주공아파트 16개 단지를 포함해 3300여가구가 넘는 보람아파트와 1500여가구의 벽산 아파트 등 총 4만 946가구가 모두 1987~1989년 사이 지어져 내년부터 차례차례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게 된다.

이 중 주공8단지는 조립식 아파트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2013년 11월 재건축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며 상계동 재건축의 스타트를 끊었다. 조합에 따르면 주공8단지는 지상 4층짜리 18개 동 총 830가구(전용면적 31~47㎡)에서 지하 3층~지상 30층짜리 13개 동에 총 1062가구(전용 59~114㎡) 규모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가구 수는 조합원분 820가구, 임대주택 155가구, 일반분양 77가구로 구성된다.

상계 주공5단지도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아파트는 주공8단지와 마찬가지로 5층 이하 저층으로만 이뤄진데다 공급면적(37㎡)보다 대지지분(40.3㎡)이 넓어 투자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주공5단지에서는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준비위원회가 들어섰다. 다만 주공5단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최대 200% 적용)이어서 3종 일반주거지역(최대 용적률 300%)으로 종상향이 필요하다. 입지적으로 주공6단지와 붙어 있다 보니 통합재건축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공5단지는 저층아파트란 점이, 주공6단지는 노원역 역세권 아파트라는 게 장점”이라며 “통합재건축을 하면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주공2·10·14단지는 저층과 고층이 혼합돼 있어 용적률이 150%대로 낮은 편이다. 이 중 주공10단지는 지하철 7호선 마들역과 인접한 데다 무엇보다 2019년 말 이전이 완료되는 창동 차량기지(17만 9578㎡)와 도봉 면허시험장 부지(6만 7420㎡)에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현재 이 자리에 공연·업무·상업시설과 유통업체, 컨벤션센터 등 강남 코엑스와 같은 ‘글로벌 비지니스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유성현 부자공인중개 대표는 “서울시는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을 통해 약 8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공약하고 있다”며 “이는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재건축하는 시기와 맞물리며 주택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공 10단지는 내후년 재건축 연한이 채워진다.

높은 재건축 분담금이 걸림돌…리모델링 이야기도 ‘솔솔’

상계동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서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주택 가격이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강남구 개포동과 양천구 목동지역과 비교해 보면 개포동과 목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각각 3.3㎡당 4323만원, 2167만원인 반면 상계동은 3.3㎡당 1152만원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재건축 시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상계 주공8단지의 경우 전용 37㎡를 가지고 있는 조합원이 전용 59㎡를 분양받는다고 할 때 분담금은 약 2억 1000만원으로 결코 작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특히 주공5·8단지를 제외하고는 15층 이하의 중층 아파트가 섞여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이들 중층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서울시가 상계동의 A아파트(420여가구)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재건축의 경우 가구당 분담금이 1억 5000만~3억원까지 나왔으나 주차확충형 리모델링 때는 5330만원으로 분담금이 확 줄었다. D공인중개 관계자는 “보람아파트의 경우, 한때 현대건설 등 시공사들을 선정해 리모델링을 추진한 적이 있다”면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가 불붙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필요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오는 7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최종고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단지를 공모해 저리융자 등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정책지원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범단지를 위한 지원예산을 내년에 반영할 예정”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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