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日)역사가 바뀐다는… 떨리는 감격과 책임감"

총리 취임 일성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미국 제외할 생각 없다"
오카다 외상은 회견서
"납치·核·미사일 해결없인 北과 수교 절대 안한다"
  • 등록 2009-09-17 오전 7:43:18

    수정 2009-09-17 오전 7:43:18

[조선일보 제공] 떨리는 감격과 무거운 책임감, 그리고 눈물….

16일 공식 출범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일본호(號)는 이런 단어들로 요약될 것 같다. 일본 중의원(衆議院)은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체 480명의 의원 중 327표를 얻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를 제93대 총리로 선출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어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국가전략국 담당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상 등 17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리에 선출되는 순간 일본의 역사가 바뀐다는 떨리는 감격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두(冒頭) 인사말에서 "선거과정에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왜 이렇게 됐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아직 역사는 진짜 의미에서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렸다"고도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전날인 15일에는 민주당 소속 중·참의원 합동의원총회 자리에서 "국민이 생활이 어려워져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우리에게 표를 던졌다"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이 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는 이제 단지 스타트 라인에 섰을 뿐"이라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도 했다. '전원(全員) 야구'도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국가전략국 담당상(相),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등 다른 핵심 인사들도 16일 취임 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거의 비슷한 심정을 밝혔다.

민주당 정권이 바꾸려는 것은 정치와 국가운영 시스템 자체다. '관료들의 나라, 정치인들의 나라'라는 틀을 통째로 뜯어고치겠다고 말하고 있다. 당장 예산을 재무성 등 관료들에게 맡기지 않고 정치인들이 짜겠다고 밝혔다. 절감 목표는 내년에 7조엔, 4년 후인 2013년에는 16조엔이다. 이 돈을 가지고 월 2만6000엔씩 어린이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등 복지와 생활지원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연금과 의료, 노인간호 시스템도 전면 수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정권의 두뇌에 해당하는 '국가전략국'이라는 조직을 신설키로 했다. 경제성장 전략도 내수와 환경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생각이다. 외교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 및 동아시아 중시 노선을 걷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거대 어젠다들은 하나같이 난제(難題) 중의 난제다. 세금 절감과 대형공사 중단 등을 통해 1년에 16조엔이라는 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일본 언론엔 매일같이 '공약 수정'을 요청하는 글들이 실리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관련, "중장기적으로는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동아시아 공동체에 앞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구상해야 하며…미국을 제외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일미군 지위협정 개정 문제 등 현안과 관련, "(미국과) 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면서 신뢰관계를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본은 수동적이기만 했지만, 앞으로는 능동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미국을 방문하고, 다음달 10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한편 오카다 외상은 이날 밤 총리 관저에서 가진 각료들의 합동기자회견에서 대북(對北) 정책과 관련, "납치 문제, 핵 문제, 미사일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국교정상화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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