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배당락일 주식 쓸어담았다…“수급 변동성 대응할 때”

개인, 코스피·코스닥서 3조 매수…기관 2조 매도
개인 12월 월별 순매수는 '마이너스'…작년과 대조
"증시 좋았던 작년과 달리 횡보…코로나 이전과 유사"
"당분간 호실적 개별 장세 전망…코스닥 상대적 강세"
  • 등록 2021-12-30 오전 7:20:53

    수정 2021-12-31 오전 8:54:4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29일 배당락일을 맞아 투자자별 매매 흐름이 180도 뒤바뀌었다. ‘동학개미’는 양소소득세 회피 이후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배당락 전일까지 매수세를 이어오며 현물 배당권리를 챙긴 기관은 2조4000억원어치를 팔며 거센 매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수급 변화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예상됨에 따라 개별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장세에서 강한 실적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고배당주 줄줄이 하락…개인은 3조 사자, 기관 2조 팔자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95포인트(0.89%) 내린 2993.29로 장을 마감했다.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을 맞아 고배당주가 모인 업종을 중심으로 줄줄이 내렸다. 보험업이 5%대, 통신·증권업이 4%대, 금융업이 2%대 하락했다. 통상 배당락일엔 해당 사업연도에 대한 기업 이익 배당을 받을 권리가 소멸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의 올해 현금배당락 지수를 배당락 전일(28일) 종가(3020.24)보다 42.03포인트(1.39%) 낮은 2978.21로 추정한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란 평이다. 이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가 42.03포인트 하락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수가 보합이라는 의미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7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코스피에선 1조8428원을 사들이며 올해 8월13일(2조8040억원) 이후 일별 가장 큰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코스닥에선 올해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인 1조140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일 연말 양도세 부과 대상자 확정일이 지나면서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7~8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코스피에선 1조7369억원을, 코스닥에선 6642억원을 팔아치웠다. 기말 배당을 노린 기관은 전일까지 매수 폭을 확대했지만, 배당락 이후 배당 차익거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12월 순매수는 ‘마이너스’…횡보에 지친 자금 빠져 작년과 대조

다만 개인의 일별 순매수 금액이 대폭 늘어난 것만으로 내년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일별이 아닌 월별로 비교하면 지난해와 올해 12월 차이는 뚜렷한 양상이다. 올해 개인은 코스피서 11월에 이어 12월(29일 기준)에 7332억원을 매도했지만, 지난해 12월엔 3651억원을 사들인 바 있다.

신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순매수는 사는 힘이 강해지는 것과 별개로 파는 힘이 줄어들었을 때도 가능한 것”이라며 “올 11~12월 개인의 매도세는 양도세 회피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공격적으로 들어왔던 개인이 국내 증시의 올 한해 횡보 국면에서 지쳐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워낙 주식시장이 좋았던 작년에 신규 자금이 워낙 많이 들어오다 보니 독특하게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고, 올해가 오히려 2019년 이전 10년간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내년 시장 동력이 될 주체가 개인에서 다시 외국인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초까지 수급 변화에 변동성↑…프로그램 매도·공매도 구축”

연말 수급이 출렁이면서 내년 1~2월까지는 증시 변동성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배당락을 앞두고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가 점차 청산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월 들어 금융투자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이날 기준으로 3조5830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은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인 대차잔고도 12월에 급감, 1월에 급증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짚었다. 올 12월 대차잔고는 7조원이 감소했고, 공매도 잔고는 2950만주가 줄어 내년 초 공매도 구축 변동성이 클 수 있단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프로그램 매매 패턴을 보면 12월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이듬해 1월, 2월에 청산돼 이 기간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락 반영 이후 1월엔 프로그램 매물 출회, 공매도 구축이 진행돼 왔고, 펀더멘털 변수를 제외해도 코스피 수급상황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식시장 계절성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한 개인이 이후 실적개선 개별 종목을 매수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이 같은 개인들의 반발 매수세는 보통 3월까지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코스피는 1월 반도체 실적 주목·코스닥 상대적 강세 전망”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운수창고와 섬유 업종이 각각 3%대, 2%대 오르며 코스피를 견인했다. 구성 종목들의 호실적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운수창고에서 8%대 가장 큰 폭 상승 마감한 HMM(011200)은 4분기 사상 최대 이익 전망 기대감이 유입됐다는 평이다.

국내 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업종의 경우 1분기 실적시즌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반등세가 극적으로 성공한다면 국내 기업이익 모멘텀도 반등할 전망”이라며 “다만 아직 여타 제조업 부분에서 원가 상승에 따른 실적 하향, 반도체 영업이익률도 강하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매크로 생태계와 원가를 근본으로 하는 제조업 한계도 예상된다. 추가 이익 개선은 서비스업에서 나와야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보다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1월엔 개인 순매수에 힘 입은 코스닥과 중소형주 상대적 강세가 뚜렷하다”며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코스피 등락 속 코스닥과 중소형주에서 매매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연초 정책 동력 등에 따른 종목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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