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물건 나오자마자 '덥석'..서울 아파트 경매 후끈

신건 낙찰 급증..지난해의 5배
매매시장 매물 씨 마르자 경매 신건 '입도선매'
2억~3억 중소형에 수요 몰려
6개월 이전 감정.. 현재 시세 대비 저렴해 인기
  • 등록 2015-08-27 오전 5:50:00

    수정 2015-08-27 오전 5:50:00

△여름 비수기에도 서울 아파트 경매 투자 열기가 뜨겁다. 최근 들어선 경매에 처음 나와 한번의 유찰도 없이 바로 낙찰되는 ‘신건 낙찰’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아 가만히 있어도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 입찰 법정. 200여 명의 내집 마련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려 법정 좌석은 물론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경매 물건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우성2차(186가구) 전용면적 84.7㎡짜리(5층) 아파트였다. 지은 지 20년이 훌쩍 넘은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로 유찰없이 처음 경매에 나온 ‘신건’이었지만 무려 19명이 입찰표를 써냈다. 치열한 경합 끝에 김모씨가 감정가(3억 2000만원)보다 6000만원 이상 높인 3억 8517만원을 제시해 주인이 됐다.

△2010~2015년, 7~8월 서울 아파트 신건 경매 낙찰건수 추이. [자료=부동산태인·단위=건]
중소형 신건 아파트 ‘입도선매’ 경쟁 후끈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여름 비수기’가 사라졌다. 특히 법원에서 첫 경매되는 신건이 매매시장의 물건 품귀 현상과 집값 상승세 속에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26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7~8월 첫 경매에서 바로 낙찰된 신건 서울 아파트는 총 63건으로 2008년(85건) 이후 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건)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입찰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도 물건당 3.1명으로 전년 동기(1.5명)의 두 배가 넘는다.

여름 비수기가 뚜렷한 경매시장에서 이런 신건 낙찰 추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신건은 유찰에 따른 감가없이 입찰가를 무조건 감정가 이상으로 써내야 하는 까닭에 저가 매수가 목적인 경매에선 응찰자가 거의 없는게 일반적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2년 7~8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신건 낙찰은 단 한 건도 없었다. 2011년과 2013년엔 각각 5건에 불과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저금리 기조와 집값 상승세로 인해 저렴한 아파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수요자들이 물건을 확보를 위해 첫 경매부터 입찰에 나서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호조세로 경매에 넘겨지는 물건이 급감했고 최소 5~6개월 전인 감정 시점보다 가격이 오른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건 중 가장 인기 있는 부동산은 단연 전셋값 수준인 2억~3억원 대 중소형 아파트다. 이들 물건은 매매시장에선 품귀 현상을 빚어 경매에 나오자마자 경합 속에 낙찰되기 일쑤다. 실제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첫 입찰이 이뤄진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제각말(330가구) 전용 84.99㎡짜리 아파트는 감정가(3억 8000만원)보다 6000만원 가량 높은 4억 3826만원에 낙찰됐다. 무려 17명이 달라붙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다. 인근 스마일공인 관계자는 “감정이 2년 전인 2013년 10월에 물건 감정이 이뤄져 감정가 자체가 현재 매매가(4억 5500만~5억 10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저렴했던 게 응찰자가 몰린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재건축 호재 있는 강북권 중대형 신건에도 응찰자 몰려

신건 낙찰 행진은 중대형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중대형 신건 입찰은 고가의 강남권 아파트보다는 5억~10억원 이하 강북권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서울서부지법에서 8월 4일 첫 경매에 나온 용산구 이태원동 청화아파트(578가구) 전용 174.38㎡형의 경우 6명이 입찰에 나서 감정가(9억 20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비싼 10억 1224만원에 팔렸다. 1982년 입주해 현재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라 1년 전 감정 때보다 매매가(11억~12억 2000만원)가 최고 3억원 가량 오른 상태다. 7월 27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신건 낙찰된 성동구 성수동1가 동아아파트 전용 96.18㎡형도 4명이 입찰표를 써내 박모씨가 6억원(감정가 5억 9000만원)에 사들였다. 이 단지도 1983년 완공돼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신건 낙찰 사례 증가는 미래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내년부터 정부의 ‘대출 조이기’(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부동산 투자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10~2015년, 7~8월 서울 아파트 신건 경매 평균 응찰자수 추이. [자료=부동산태인·단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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