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주주 손에 밀려난 첫 총수…여전히 '황제경영'은 가능"

  • 등록 2019-03-28 오전 12:05:00

    수정 2019-03-28 오전 9:41:24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경영 전반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난 27일 SBS 시사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고 해도 황제경영을 다 할 수 있다. 실질적 경영권 박탈까지는 안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표결 참여자들은 국민연금 이외에 나머지는 소액주주, 특히 외국인 기관 투자자”라면서“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보통회사였을 경우 해임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결정이 (대한항공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태까지는 회사 내부에 주주를 통한 제재를 받았던 적은 없는데 이번이 최초였다”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조 회장의 연임안 부결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줬다’고 밝힌 데 대해선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금융위원장께서 저렇게 무지하게 말씀하셨다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알고도 저렇게 말씀하셨다면 너무나 가식적이다”이라며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잘못 시작한 스튜어십 코드의 적용이 우여곡절을 겪고 여론의 질타를 받다가 하루 전에 반대하겠다고 해서 연임을 못하게 된 상황이 왔는데 그걸 가지고 잘 작동되고 있다는 발언은 반성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제57회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이로써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지 20년 만에 주주들의 손에 의해 퇴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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