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마케팅의 아버지 ‘마이클 포터’ 교수의 경쟁전략 이론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원가 우위 (가격이 싼), 차별화 (독특한 특성), 집중화(특정고객을 한정) 전략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기업들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구축되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시장 진입장벽의 역할까지 하는 ‘차별화 전략’을 많이 선택했다.
차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우리는 저 회사들과는 달라’라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인식시켜야 했기 때문에 광고를 했고 광고회사들은 이 차별화 메세지를 고객에게 효과적, 효율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 ‘콘셉트’를 활용했다. 그만큼 콘셉트는 차별화 전략을 수행하는 기업 브랜드 전략의 시작점이자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 시키는 핵심 키워드였다. 단언컨데 현재의 시장은 콘셉트의 시대다.
정리하면 제품의 강력한 ‘차별화(Selling poing)’와 소비자의 ‘니즈(필요성)’의 교집합이 바로 콘셉트다. ‘야~ 컨셉 좋네!’ 흔히 듣는 이 말은 고객 마음속에 꽂히는 한 단어가 있다는 말이다.
콘셉트만으로는 고객을 당기지 못한다
콘셉트가 더이상 고객들에게 통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시작점이 제품이기 때문이다. 차별화 시작점이 자사의 제품·서비스이기 때문에 우리 위주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프리미엄은 대부분 평준화됐고, 필수품은 쿠팡이나 다이소에서 충분히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은 더이상 제품의 차별화에 궁금해 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차별화의 한계가 있다.
두번째로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매력적이지 않다. 정확하게 말하면 최근 필요에 의한 소비는 품질이 상향평준화해 차별화에 빠지기 보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필요에 의한 소비보다 욕구에 반응하게 하고, 소비양극화와도 연결된다.
콘셉트란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고객한테 밀어넣는 것(Push)이다.
정리하면 컨셉트는 매스미디어에 최적화돼 고객이 굳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차별적으로 푸시하는 데 주효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온라인 세상은 푸시로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고객을 이끌어야(Pulling)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시대에 어떻게 고객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글로벌 MZ 세대 중심으로 팬덤이 일어나고 있는 케이팝(K-POP)에서 그 힌트를 찾았다.
글로벌 팬덤의 원리 중심에는 아이돌들의 세계관이 있다. 세계관이란 원래 세계 전체를 어떤것을 중심으로 볼 지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태도를 말하는 철학용어였지만, 판타지 소설, 게임, SF영화 등으로 확장했고 이제는 K-POP 아이돌도 사용하는 용어가 됐다.
최초 세계관 아이돌인 엑소(EXO)는 엑소플래닛이란 미지의 행성에서 온 멤버 각자가 초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었고, 월드스타 BTS는 BU(BTS Universe)란 이름으로 멤버 각자의 자아성찰을 배경으로 미완의 스토리를 앨범이 나올때마다 명확해진다. 팬들은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노래를 거듭 듣고, 뮤직비디오를 해석한다. (유튜브에서 BTS 세계관을 검색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정말 많은 걸 느낄수 있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SMCU(SM culture universe)을 표방하며 출발한 에스파(aespa)는 자신이 또 다른 자아인 ‘ae(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활동한다. 에스파는 4명의 실존 멤버와 4명의 가상 아바타가 결합한 8인조 그룹이다.
우리 브랜드는 과연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 너도 그렇다.’
세계관 속에 일단 들어가게 되면, 전체 그림 안에 퍼즐조각을 맞추는 느낌으로, 연 이어서 나오는 시리즈에 빠지게 된다. 연속성에서 단절된 순간 내가 그 이야기를 알지 못하면, 소위 아싸(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마블 유니버스 영화를 보다가 영화 캡틴아메리카의 유래를 다룬 ‘퍼스트 어벤저’를 보지 못했다면, 그 영화를 봐야 마블 유니버스를 이해할 수 있기에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같다.
그럼 인기브랜드들은 어떤 세계관으로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을까?
빙그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은 빙그레 제국의 왕자 ‘빙그레우스 더마시스’가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계정을 시작하며, 왕국의 주변인들(빙그레 상품) 소개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가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미국 캐주얼 브랜드의 황제, 랄프로렌은 그의 이름까지 바꾸며 본인만의 귀족주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설득했다. 피케셔츠, 폴로스타일의 헤리티지 가득한 아이템, 영국 귀족문화 폴로 스포츠는 대량소비의 대중들에게 옷을 통해 귀족 세계관을 느끼게 한 사례이다.
앞으로 세계관에 익숙한 Z세대에게 브랜드는 세계관이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로 나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관 팬이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로 나뉠것이다. 그리고, 손님이 상품을 출시를 기다리는 브랜드와 50% 세일을 해도 관심 없는 브랜드로 나뉠것이다.
세계관은 앞으로 브랜드에 있어서는 생존의 문제이다. 유통이 트래픽을 몰아주는 시대는 지났다. 브랜드의 세계관에 감정이 이입한 고객이 머물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