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공습] 중국어 간판 내건 중개업소 속속 등장

차이나타운 형성, 中 유학생 몰려
대림동 공인중개사 "중국어 열공"
'글로벌업소' 지정받고 투자자 유치
컨설팅사는 중국어 홈페이지 개설
  • 등록 2017-01-19 오전 5:00:00

    수정 2017-01-19 오전 8:24:54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간판이 한국어와 중국어로 동시에 표기돼 있다. 이 업소 외벽에는 중국인 등 외국인 부동산 투자 정보를 담은 고시문이 빼곡히 붙어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최근엔 이곳에 사는 조선족뿐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문의를 해오는 본토 중국인도 많이 늘었어요. 대부분 동포인 지인들을 대동하고 와서 중국어를 못해도 거래를 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중국어가 되면 더 유리하겠죠.”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B공인 관계자)

제주도 등 유명 관광지에 집중됐던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 지역이 서울 주택가 곳곳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 문의가 많은 지역 일대의 공인중개사들은 중국어 배우기에 팔을 걷어붙이는 한편,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은 중국어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부동산 중개업계가 중국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림동 B공인 관계자는 “대림동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어 중국인들의 진입 문턱이 낮고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해 중국인들이 꾸준히 건물을 사들이고 있는 지역”이라며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얼마 전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본토 중국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어난 이곳에선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간판에 내건 공인중개업소도 찾아볼 수 있었다. 조선족 교포가 공인중개사로 나서 운영하는 이 공인중개사무소의 외벽에는 대림동의 매물뿐 아니라 인천·부산·제주 등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곳에 대한 정보도 빼곡히 붙어 있었다.

지자체로부터 중국어 사용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글로벌공인중개사무소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7월 현재 서울시에서 중국어 글로벌공인중개사무소로 지정을 받은 업소는 모두 9곳이다. 지난해 중국어 글로벌공인중개사무소로 지정을 받은 마포구 상수동 S공인 관계자는 “인근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들과 거래가 많아 중국어 공부를 해 지정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유학생뿐 아니라 건물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인들도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공인중개사무소로 지정을 받기 위해선 공인중개사가 신청한 언어의 외국인과 인터뷰 면접 등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부동산컨설팅 업체들도 중국어로 된 매물 정보 사이트를 내놓는 등 중국인 고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동산컨설팅업체 신우피엠씨는 중국 현지 부동산 포털 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제주도의 호텔에서부터 서울 시내 아파트까지 다양한 매물이 소개되고 있다. 신우피엠씨 관계자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문의는 계속해 늘고 있지만 이들에게 국내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통로는 중국인 생활 정보 사이트 등에 일정의 광고료를 내고 정보를 싣는 정도 뿐”이라며 “중국 투자자들이 정확한 매물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이트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인 대상 중개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는 중국인은 한족과 조선족이 거의 반반일 만큼 본토 중국인들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소규모 중개업체들이 산발적으로 중국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같은 서비스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사이트. [자료=신우피엠씨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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