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서는 우리나라 역시 올겨울 액화천연가스(LNG)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유럽의 이 같은 가스 대란이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호주의 움직임이 문제다. 호주는 자국의 가스 업체들이 내수용으로 써야 할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며 LNG 수출 물량을 내수용으로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 ‘호주 내 가스 안정 매커니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이 상황이 지속하면 내년 호주에서도 전체 수요의 10%가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문제는 호주가 우리나라의 최대 LNG 수입국이라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는 호주에서 가장 많은 LNG를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카타르에서 가장 많은 LNG를 수입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호주가 1위로 올라섰다. 호주 LNG 수출의 12%를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상황이다.
SK E&S도 지난해 호주 해상가스전에 투자해 LNG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고, 2025년부터 20년에 걸쳐 연간 130만t의 LNG를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대부분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수출 규제가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큰 영향이 없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가격 인상은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 우리의 수입 규모가 크다 보니 가격 인상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는 “호주 내 가스 안정 매커니즘이 실제 규제로 이어진 전례는 없다”며 “한국이나 일본은 대량 수입국가로 가격 인상 압력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