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이든 누구든…새 사장 언제 옵니까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330곳 전수조사
68곳 공공기관장 공석이거나 임기만료
내달 채용비리 결과 발표, 추가로 물러나
  • 등록 2017-11-15 오전 5:50:00

    수정 2017-11-15 오전 5:50:00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11월까지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인사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끝까지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김상윤 기자] 공공기관 20% 가량이 기관장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돼 리더십 공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내달에 공공기관 채용비리 결과가 발표되면, 문재인 정부 첫 해에 공공기관장들이 무더기로 교체·임명될 전망이다.

14일 이데일리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330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공공기관 68개(20.6%)의 기관장이 공석(60개)이거나 임기가 만료(8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처별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 20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13개), 문화체육관광부(9개), 국토교통부(5개), 고용노동부(3개), 기획재정부(2개), 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교육부·국무조정실·금융위·방송통신위·농림축산식품부·국가보훈처·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여성가족부·외교부·인사혁신처·해양수산부·행정안전부·환경부 등이 각각 1개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산하기관장들이 잇따라 채용비리에 연루돼 해임·사퇴하면서 공석 숫자가 늘어났다. 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기관장들이 검찰이나 감사원에 적발돼 옷을 벗었다. 이 결과 산업부는 전체 산하기관 41곳 중 절반 가량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여직원 성희롱으로 해임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기관장이 사퇴하면서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공공기관장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자진 사퇴했다. 한국가스공사, 발전사 4곳(한국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 기관장들은 산업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노동연구원, 한식재단 기관장은 임기를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강원랜드, 한국조폐공사, 한전KDN 기관장은 임기가 만료된 상황이다.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기관장 인사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30일까지 공공기관 채용실태 특별점검을 완료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처별 특별점검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에 심층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석인 기관장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내려 앉히는 게 적폐”라며 “앞으로 인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능력 중심으로 공공기관장 인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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