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③1호 디지털 치료제를 잡아라

뉴냅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 치료 VR '뉴냅비전'
웰트,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손잡고 알코올중독 치료 앱
라이프시멘틱스, 호흡재활 치료 프로그램 '숨튼'
에임메드, 주의력결립장애(ADHD) 및 불면증 치료제
하이, ADHD, 경도인지장애, 우울증·불안장애 등
  • 등록 2020-11-03 오전 5:05:00

    수정 2020-11-03 오후 2:00:4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입니다. 아직 디지털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1호 디지털 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뉴냅스’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치료하는 ‘뉴냅비전’을 개발 중입니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 임상허가를 받아 현재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뉴냅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현재 임상 목표 환자 84명 가운데 50명 모집을 끝냈다”며 “내년 상반기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뉴냅스가 주목되는 것은 현재 치료제가 없는 신약을 개발한다는 데 있습니다. 뉴냅스가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 뉴냅비전은 하루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쓴 환자에게 30분씩 특정 자극을 보내 환자가 이를 게임하듯이 판별해 응답토록 하는 기기입니다. 이런 반복 훈련을 통하면 시각 장애가 있는 환자의 뇌가 다른 부분을 통해 시각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돼 시야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C랩(사내 벤처 프로그램)에서 분사한 ‘웰트’는 근감소증(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줄거나 약해져 신체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 치료 앱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웰트는 최근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손을 잡고 알코올중독 치료 앱을 개발하는 데 나섰습니다. 웰트는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페어’사의 디지털 치료기기 중독 치료용 앱 ‘리셋’의 중독 관리 알고리즘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알코올 중독 디지털 치료제의 개발을 감수할 중독 전문가 자문위원회 구성을 마쳤다”며 “제품 개발에 필요한 용어 정의부터 시작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자가관리가 가능해 알코올중독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5년 마다 실시하는 복지부 정신질환 실태조사 2016년 자료를 보면 우울, 강박, 조현병 등 17개 주요 정신질환 유병률은 25.4%인데 이중 알코올 의존·남용 유병률이 12.2%로 가장 높았습니다.

비대면 의료서비스 중개솔루션 ‘닥터콜을 내놓은 ‘라이프시멘틱스’는 호흡기질환 환자를 위한 호흡재활 프로그램 ‘숨튼’ 등을 개발중입니다.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폐암, 천식 환자 등에게 저수가로 제대로 처방되지 않는 호흡재활 치료를 이 앱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라이프시멘틱스는 내년 1분기 허가를 받아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송승재 라이프시멘틱스 대표는 “조만간 식약처에 숨튼 정식 허가를 위한 임상(확증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 임직원 대상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임메드는 현재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불면증 치료제 개발 중입니다. ADHD의 경우 개발을 마무리하고 연구자용 임상시험에 곧 착수(3분기)할 예정입니다. 연구자용 임상은 허가당국의 정식 허가를 하는 임상시험은 아니고 회사 자체적으로 개발 단계에서 하는 임상시험을 말합니다. 김수진 에임메드 본부장(정신과전문의)는 “불면증 치료제는 내년 3분기에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하고 2022년 1분기에는 허가용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창업한 ‘하이’는 경도인지장애와 우울증·불안장애, ADHD 등 3가지 질환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진우 교수는 “내부적으로 신촌 센브란스병원과 연세대에서 탐색적인 연구자 임상을 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 ADHD 치료제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는 디지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반 웰니스(건강관리프로그램)형태로 치매 예방을 돕는 ‘새미’를 이미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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