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략)겨울을 맞이하는 네가지 장면

  • 등록 2008-11-18 오전 8:22:26

    수정 2008-11-18 오전 8:22:26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 장면1...“지방의 미분양이 강남 한 복판까지 진입했다. 저희 지역구 반포에 있는 대규모 고가 아파트에 미분양이 있었다. 누구나 부동산 시장이 어렵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20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장에서 강남에 지역구를 가진 여당 의원이 내뱉은 말이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평당 3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미분양이 나온다고 부동산시장이 경색이라는 말하면 납득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강남불패라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지역구민의 정서에 영합하려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 장면2...금융위원회가 채권안정펀드 10조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를 한 뒤, 금융위가 지목한 참여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금융위의 계획에 대해 아무런 사전 통보도 받지 못한 탓이다.

금융위 조차 “회사채 위주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가, 국고채 금리가 폭등하자 그 다음날 “국고채도 살 수 있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융위가 설익은 정책을 `한건주의`식으로 터트렸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금융감독시스템 개편 논의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려고 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도 나왔다. 연말을 앞두고 개각 이야기가 슬금슬금 나오는 상황에서 “오죽했으면...”이라는 동정론(?)이 나오기도 했다.

섣부른 정책으로 인한 혼란이 시장의 불안감을 촉발해 이틀 동안 국고채 금리는 50bp(1bp=0.01%p)나 뛰어올랐다. 이렇게 뜀박질한 금리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국고채 1조원을 단순 직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장면3...“살생부가 아니라 상생부다.” “대주단 가입은 은행들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부실 건설사 구조조정의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대주단 협약`에 건설사들의 참여가 부진하자, 금융위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며 한 말이다. `옥석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을 기대했던 시장으로서는 좀처럼 납득할 수 없는 말이었다.

구조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시장에 청사진을 펼쳐들어야할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건설사 달래기에 일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해봐야, 부실 기업이나 부실 자산에 대한 `도려내기`가 없이는 신용위험이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다는 다는 것을 잘 아는 시장참여자들은 답답해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장면4...이명박 대통령은 위싱턴 G20 금융정상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렇게 목표를 두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을 짜면서 제시했던 목표치와 같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IMF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3% 이하로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IMF전망과 정부 목표치간 간극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나쁘기는 하지만 3% 성장에다 내수 진작과 함께 여야가 힘을 합치면 1%포인트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 라디오 방송에서 "은행은 마른 논에 물을 대듯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건설사 살리기와 경기부양을 통해 성장률 높이기에 `올인`하고 있음을 확인해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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