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공연] 관록의 지휘-깨끗한 선율 조화된 음색

- 리뷰
대구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원로 지휘자-신예 피아니스트
레퍼토리 차별화로 신선함 더해
  • 등록 2014-01-06 오전 8:07:02

    수정 2014-01-06 오전 8:07:02

곽승이 지휘한 대구시향의 ‘송년음악회’(사진=대구시향)


[장일범 음악평론가] 지금 대구에서는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오케스트라 페스티벌하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교향악축제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1284석의 대형홀로 재단장한 대구 태평로 대구시민문화회관에서 재개관 기념으로 펼쳐지고 있는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속 교향악의 향연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곽승이 지휘한 대구시향의 개막공연으로 출발한 이 페스티벌은 지난달 6일 샤오 치아루가 지휘한 대만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협연, 17일 박성완이 지휘한 경북도립교향악단, 20일 대구시향 송년음악회, 26일 도쿄필 공연으로 이어졌다.

곽승이 지휘한 대구시향의 송년음악회는 음악감독 곽승의 장기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베토벤 곡들로 채워졌다. 이날 공연이 의미 깊었던 것은 영건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원로 지휘자 곽승의 만남이었다. 곽승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협연은 관록의 지휘와 깨끗한 터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세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줬다. 연말이 되면 이 도시 저 도시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만 자주 연주해 신선함이 떨어지는 데 비해 곽승과 대구시향은 ‘바커스의 축제’라는 별명이 붙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해 레퍼토리에 차별성과 개성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오노 가즈시가 지휘한 도쿄필의 연주는 연말 열혈 대구 클래식음악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 공연 프로그램은 드보르작으로만 꾸며졌다. 도쿄필과 드보르작 ‘첼로협주곡’을 협연한 첼리스트 기대주 강승민은 풍부하게 홀을 울리는 음색으로 대범하고 거침없이 연주를 해나갔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도쿄필의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독특한 미감을 던져줬다. 도쿄필은 새로 단장한 대구시민문화회관의 음향을 십분 활용해서 사운드를 만들어나갔다. 단원들을 무대앞까지 나오도록 배치해 사운드를 명료하게 뽑아내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의 2악장에서는 잉글리시 호른 솔로가 다소 흔들렸다. 첫 음정을 비롯해 아름다운 비브라토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부드러운 감성을 살려내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1악장과 3악장에서는 트럼펫 등 금관의 팡파레와 팀파니가 풀 사운드를 들려줬으나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다. 공

대구시향이 송년음악회에서 절제하게 만들며 목관·금관을 튀지 않도록 한 것과는 비교됐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관악이 포르테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절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재개관한 대구시민회관 어쿠스틱홀의 약점을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나갈까 하는 것이 1월에도 이어지는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숙제로 남았다.

빈 자리가 거의 없이 합창석까지 모두 가득찬 이날 공연은 대구시민들이 얼마나 좋은 공연에 목말라 있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대구는 이제 오페라 페스티벌과 뮤지컬 페스티벌에 이어 국제적 수준을 지향하는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갖게 됐다. 한국의 중요한 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대구. 이런 내실있는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이 매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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