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 부산행 기차에 오르는 이유

3Q 기준 韓바이오 신규 투자액 약 8000억원
"바이오 벤처 밸류↑…극초기 기업 발굴 집중"
스톤브릿지, 타우피엔유메디칼 발굴·투자
"창업열기 뜨거워 이러한 흐름 이어질 것"
  • 등록 2020-12-23 오전 1:10:00

    수정 2020-12-23 오전 1:10:12

[이데일리 이광수 김성훈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에 근무하는 바이오 분야 심사역이 부산대학교 등 지방 대학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바이오 벤처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떡잎이 남다른 바이오 업체 초기 단계에 투자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직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서지 않았지만 우수 기술을 보유하고 창업으로 큰 성과를 낼 만한 교수진이 주요 타깃이다.

종전에도 대전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광주의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에 있는 초기 기업을 발굴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제는 전국 각지에 흩어진 각 대학 병원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해당 대학에서도 교수들의 창업을 권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투자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VC와의 대화에 응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신규 투자 27%가 바이오…“투자 경쟁 치열”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기준 국내 창업투자회사의 신규 투자 규모는 2조845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의료 분야가 전체 27%(7683억원)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은 투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2018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투자금이 많이 몰리는 분야인 만큼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하다. 투자하려는 이들이 많다 보니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투자 후속 단계에 진입한 기업의 경우 기존에 증시에 상장한 기업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심사역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에도 눈에 띌만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임상 초기단계에부터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된 경우가 있다”며 “상장 바이오기업의 가치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굴 위해…지방 대학 병원간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VC들은 보다 초기기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연구소 접촉에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각 지방 거점 국립대 병원에 주목하고 있다. 한 바이오 VC 심사역은 “연구소에 있는 이들 중 창업할만한 분들은 이미 많아서 학교로 가는 수밖에 없다”며 “극 초기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남들이 잘 모르고 차별화된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2박 3일 정도 일정을 잡고 부산대나 경북대 병원에 다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가 성사되면 ‘시드’(seed)뿐만 아니라 마음이 맞는 회사 2~3곳과 함께 클럽딜(소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시간외 또는 장외에서 통매각·매수하는 방식) 형식으로 프리 시리즈A 까지 100억원 수준으로 펀딩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 투자 뿐 아니라 인력 채용 등 사업에 필요한 전반의 것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실제로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발굴한 심장 판막 치료 장비 제조업체 ‘타우피엔유메디칼(Tau PNU MEDICAL)’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우피엔유메디칼은 부산대가 보유한 ‘승모판막 서클라지 시술용 장치’ 특허기술을 상용화한 의료기기를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다.

타우피엔유메디칼은 김준홍 부산대 의대 교수가 창업했고 동료 의사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스톤브릿지가 발굴해 초기 투자를 집행했고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BNK벤처투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후속투자에도 나섰다. 부산대학교기술지주도 출자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VC 업계 대표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개발과 임상을 대학병원에서 도와주는 일이 많아졌다”며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엑시트(자금회수)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교수들의 창업 열기도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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