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구원투수' 만난 3無 LG 스마트폰 적자탈출 성공할까

신임 MC사업본부장 이연모 부사장 체질개선 나서
"이대로는 안된다"…이연모 끌고 권봉석 민다
'벨벳폰' LG 스마트폰 적자 탈출 신호탄 될까
  • 등록 2020-04-14 오전 5:30:06

    수정 2020-04-14 오전 8:28:3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LG전자(066570)의 스마트폰이 오랜만에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출시 전부터 브랜드 개편 등으로 화제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 공개 후에는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말 새롭게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에 발탁된 이연모(사진) 부사장이 있다. 내부에서는 이 부사장이 지난해 4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수렁에서 건져낼 적임자라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발탁된 이연모 부사장. (사진= LG전자)


혁신·개성·리더십 부재 LG스마트폰 변화의 신호탄

LG전자는 지난 9일 다음달 출시할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벨벳’(벨벳폰)의 랜더링(가상) 이미지를 공개하고, 이어 12일 브랜드명을 발표했다. 신제품에 대한 호응은 전작에 비해 폭발적이다. 특히 LG전자에서 신작의 강점으로 내세운 다자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신제품을 앞두고 이 같은 관심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유행의 변화에 민감하고 신제품·신기술에 목말라 있는 것이 IT 업계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 스마트폰은 언젠가부터 그런 ‘당연한’ 관심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국내 전자 업계의 양대 산맥이자 글로벌 기업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유난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과거 피처폰 시절 성공에 도취해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늦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지만, 그래도 5년 연속·누적적자 4조원이라는 성적표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LG 스마트폰 사업의 문제점으로는 혁신과 개성, 리더십의 부재가 꼽힌다. 경쟁업체에 비해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늦어진데다 기술 개발과 투자도 지지부진하면서 혁신과 ‘LG 다운’ 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룹 내 ‘미운오리 새끼’처럼 돼 버린 스마트폰 사업부의 체질개선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과감한 시도 역시 없었다.

벨벳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LG에서 벗어나려는 신호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디자인 면에서 기존 LG 스마트폰은 물론 경쟁사들과도 차별화된 개성을 보여줬다. 신제품을 공개하는 과정 역시 외부가 아닌 LG가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통상 해외 IT 전문 커뮤니티 등에 유출되기 마련인 랜더링 이미지를 직접 공개하는가 하면 시간 차를 두고 개편된 브랜드명을 발표해 흥행몰이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벨벳’의 랜더링 이미지. 다음달 공개 예정인 벨벳폰은 후면 물방울 카메라와 모서리를 둥글린 ‘3D 아크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LG전자)


‘회장님폰’도 버린다…“결단력 갖춘 소통형 리더”

‘LG답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는 일련의 과정에는 이연모 부사장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이 부사장은 MC사업부장(전무)으로서 벨벳폰의 개발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말 MC사업부 수장에 오르며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LG 스마트폰 사업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사내에서 휴대폰 전문가로 통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법인에서 IT 브랜드 담당을 맡았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MC북미영업담당(전무)으로 휴대폰 해외 사업과 마케팅에 관여했다. LG전자의 피처폰 시절 영광은 물론 부침을 겪은 스마트폰 사업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는 뜻이다.

사내에서 이 부사장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이 같은 전문성 외에도 그가 쌓아온 평판과도 잇닿아 있다. 이 부사장은 전략가이자 소통형 리더로 위아래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간부일 때는 물론 임원 시절에도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권위적이지 않은 소탈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일을 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인데 되는 것과 안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스타일”이라며 “약속한 것은 명확한 기준과 시점을 제시하고 최대한 해내 내부는 물론 해외 바이어 등 외부 고객과도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연초부터 LG전자가 국내외 전략을 나눠 적자폭 줄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시장의 의견을 전략적으로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올해 5G가 본격 도입되는 미국과 일본 시장 등에는 프리미엄급 듀얼 스크린 신작인 ‘V60 씽큐’를 출시했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중남미와 유럽시장에는 중저가폰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마케팅비 절감 등을 위해 V60은 출시하지 않고 중저가폰 ‘Q51’을 선보였으며, 플래그십은 디자인과 브랜드를 전면 개편한 벨벳폰으로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벨벳폰은 특히 기존 플래그십 라인인 ‘G’와 ‘V’시리즈를 모두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시작하는 첫 제품이다. LG전자는 앞으로 출시되는 플래그십 모델에 제품의 특징과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개별 브랜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전임 MC사업본부장인 권봉석 LG전자 사장도 이 부사장의 이런 전략을 뒤에서 받쳐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일명 ‘회장님폰’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 주력 브랜드로 키워온 ‘G’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라인업을 세우는 작업이다. 본부장으로서의 결단력도 중요하지만 최고 경영진과의 공감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권 사장은 연초 대표이사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2021년 스마트폰 사업과 전자장비 사업의 턴어라운드(흑자전환)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C사업본부장 시절 합을 맞췄던 이 부사장이 권 사장의 후임자로 발탁된 것은 이 같은 턴어라운드를 이끌 주역으로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연모 부사장은 △1962년 출생 △서울 충암고 △고려대 경영학과 △LG전자(당시 금성사) 해외투자실 △미국법인 IT브랜드담당 △㈜LG 경영관리팀장(상무) △MC북미영업담당(전무) △MC단말사업부장 △MC사업본부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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