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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이탈리아 스칼라 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최고무용수) 로베르토 볼레(38). 실비 길렘 등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들이 함께 춤추고 싶어한 발레리노가 내달 처음 한국을 찾는다. 내한의 이유는 하나다. 발레리나 서희(27)와 춤을 추기 위해서다. 볼레는 서희와 7월 7, 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네긴’ 무대에 오른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이기도 한 발레스타가 한국까지 와 공연을 한다는 건 그만큼 한국 무용수의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소리다.
가수 싸이, 배우 이병헌 등 엔터테이너들이 한류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도 세계에 한국문화를 전도하는 ‘길’을 내고 있다. 대로는 아니다. 섬세함과 한국적 감성이 살아 있는 오솔길이다. 미술의 백남준, 클래식의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 발레리나 강수진 등이 연 길을 발판 삼아 인지도를 높여가는 추세다. 이중 발레의 성장세가 무섭다.
‘클래식 한류’는 세대교체 중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성악가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신현수 등 신진 세력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연주실력을 바탕으로 ‘K클래식’의 매력을 해외에 각인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김선욱(25)을 주목할 만하다. 그는 18세에 2006년 영국 리즈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유럽을 흔들었다. 40년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에 아시아인 최초란 신기록도 세웠다. 덕분에 같은 해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며 세계 클래식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수준 높은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이 장점. 원숙한 연주로 ‘젊은 거장’이라 불린다.
나윤선(44)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재즈가수다. 유럽에서는 웬만한 K팝 아이돌 그룹보다 더 인기다. 세련된 재즈 선율에 묻어는 한국 특유의 서글픈 목소리가 먹먹한 게 매력이다. 나윤선은 2010년 발매한 7집 ‘세임 걸’로 독일 에코 재즈 어워즈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꼽혔다. 앞서 2009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 훈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