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길' 내고 있는 한국 문화예술인

  • 등록 2013-06-10 오전 8:37:36

    수정 2013-06-10 오전 11:32:02

발레리나 서희(사진 왼쪽=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사진 오른쪽 =LG아트센터)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이탈리아 스칼라 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최고무용수) 로베르토 볼레(38). 실비 길렘 등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들이 함께 춤추고 싶어한 발레리노가 내달 처음 한국을 찾는다. 내한의 이유는 하나다. 발레리나 서희(27)와 춤을 추기 위해서다. 볼레는 서희와 7월 7, 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네긴’ 무대에 오른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이기도 한 발레스타가 한국까지 와 공연을 한다는 건 그만큼 한국 무용수의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소리다.

가수 싸이, 배우 이병헌 등 엔터테이너들이 한류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도 세계에 한국문화를 전도하는 ‘길’을 내고 있다. 대로는 아니다. 섬세함과 한국적 감성이 살아 있는 오솔길이다. 미술의 백남준, 클래식의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 발레리나 강수진 등이 연 길을 발판 삼아 인지도를 높여가는 추세다. 이중 발레의 성장세가 무섭다.

세계 무용계는 ‘발레 한류’가 거세다. 서희는 ‘발레계 박지성’으로 꼽힌다. 그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에서 2012년부터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이다. 한국인 첫 세계 3대 발레단 수석무용수다. 세계 메이저 발레단에서 동양인에게 수석자리를 내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ABT에서도 20년 만에 동양인 수석이 나왔다. 서희는 발레리나로서 신체 조건부터 타고났다. 긴 팔·다리에 허리는 잘록했고 무릎은 들어갔다. 우연성과 힘을 두루 갖춘 서희는 스위스 로잔 콩쿠르 입상과 뉴욕 유스 아메리칸 그랑프리 대상 등을 거머쥐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희뿐만이 아니다. 세계 주요 발레단에서 솔리스트 등 주역으로 활동 중인 한국 무용수는 10여 명에 이른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효정을 비롯해 최유희(영국 로열발레단), 배주윤(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이상은(독일 드레스덴젬퍼오퍼발레단), 박세은(파리오페라발레단) 등이 세계무대에서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클래식 한류’는 세대교체 중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성악가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신현수 등 신진 세력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연주실력을 바탕으로 ‘K클래식’의 매력을 해외에 각인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김선욱(25)을 주목할 만하다. 그는 18세에 2006년 영국 리즈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유럽을 흔들었다. 40년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에 아시아인 최초란 신기록도 세웠다. 덕분에 같은 해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며 세계 클래식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수준 높은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이 장점. 원숙한 연주로 ‘젊은 거장’이라 불린다.

이우환·김수자·서도호·이불·양혜규 등은 ‘미술 한류’를 이끌고 있는 역군이다. 이들 중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일본)와 함께 아시아 3대 작가로 손꼽히는 이우환(77)은 한국 미술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 간 그는 1970년대 현지 ‘모노화(物派·사물과 공간, 관계 등에 접근하는 예술)’를 이끌며 현대미술 동향을 주도했다. 동양사상과 미니멀리즘을 접목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그는 국내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이기도 하다. 이우환의 유화 ‘점으로부터’(1977)는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경매에서 196만달러(약 21억원)에 팔렸다. 기존 한국 작가의 해외경매 최고가 기록은 뉴욕 크리스티에서 170만달러에 팔린 박수근의 ‘나무와 세 여인’이었다.

나윤선(44)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재즈가수다. 유럽에서는 웬만한 K팝 아이돌 그룹보다 더 인기다. 세련된 재즈 선율에 묻어는 한국 특유의 서글픈 목소리가 먹먹한 게 매력이다. 나윤선은 2010년 발매한 7집 ‘세임 걸’로 독일 에코 재즈 어워즈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꼽혔다. 앞서 2009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 훈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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