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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첫 소송전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LG화학은 당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자사 리튬이온분리막의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허심판원에 LG화학 특허 관련 무효심판을 청구하며 맞불을 놨다.
첫 번째 대결은 LG화학의 패배였다. 이듬해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특허에 대해 무효를 결정했고 LG화학은 해당 심결을 최소해달라는 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2013년 LG화학이 제기한 무효심결 취소 소송을 기각했고, 회사 측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원은 SK이노베이션의 손을 연달아 들어줬고, LG화학은 연달아 항소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4월 다시 양사간 배터리 사업 관련 분쟁이 불거졌다. 이번 역시 시작은 LG화학이었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 플랫폼 기술을 훔쳐갔다며 제소했다. 2017년부터 2년간 자사 76명의 핵심인력과 기술을 빼갔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한 번 ‘공격’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국내 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지난달 말엔 LG화학·LG화학 미국 미시간 법인, LG전자 등을 상대로 자사 특허 침해를 이유로 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키로 했다. LG화학의 선공에 강력 대응을 한 셈이다.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양사에 대해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배터리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밥그릇 싸움’만 이어가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더욱이 소송전을 위해 양사가 월 50억원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면서 글로벌 대형로펌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C 결정까지 보통 2년 가까이 걸리는 만큼, 양사는 1200억원 가량을 변호사 비용으로 쓸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화학은 미국계 로펌 ‘레이섬&왓킨스’, ‘덴튼스 US’ 등으로 변호인단을 꾸렸고, SK이노베이션은 ‘코빙턴 앤드 벌링’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