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다음 주 기업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이들 결과와 실물 경제지표 흐름에 시장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하면서 발표되는 실물 지표 결과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미국에서 낮은 주택재고 수준으로 주택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완만했으나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이 주택구매여력을 약화시키는 만큼 주택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주거용 부동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0%가 중소은행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계속되면 관련 자산 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만약 헐값에 매각이 이어질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안은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주거용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지역 제조업 체감지표나 제조업 구매관리자(PMI) 지수는 전월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기준선을 여전히 하회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지속적 개선을 기대하긴 이르다”며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 및 규제 강화가 시차를 두고 민간 신용 창출 제약 및 수요 부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와 정부 정책 효과로 전반적인 지표 개선이 기대된다고도 했다. 다만 강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 가계 입장에서 고용이나 소비 여력이 불안정함에 따라 소비 개선 강도를 제약할 수 있다”며 “소비측면보다는 정부 정책에 기댄 인프라 투자 등에서 개선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효과가 인프라 투자 등에 주로 맞춰진다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치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수요 부진이 전망되면 중국의 대외 수출 역시 회복 강도가 미약할 수 있다”며 “한국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높음을 고려할 때 선진국의 수입 수요 약화는 결국 중국의 대외수출뿐 아니라 한국에도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미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