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파일 하나에 785억` 디지털아트, NFT업계 임원이 샀다

싱가포르 NFT 투자사 메타퍼스 CFO `메타코반` 낙찰
메타코반, 화상인터뷰 "이더리움으로 방금 결제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비플 NFT 수십억달러로 뛸 것"
"가상자산 큰손들이 가격 높여"…버블 우려도 커져
  • 등록 2021-03-13 오전 9:08:03

    수정 2021-03-13 오전 9:11:3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적인 경매업체인 크리스티가 처음으로 실시한 디지털 아트 경매에서 6930만달러(원화 약 785억1700만원)라는 역대 최고가에 팔린 대체불가능토큰(NFT) 작품을 사들인 주인공은 다름 아닌 NFT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싱가포르 출신의 고위 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NFT나 여타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크립토 기반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메타퍼스(Metapurse)라는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인 ‘메타코반’이라는 인물이 자신이 마이크 윈켈만(활동명 ‘비플’)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가 만든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라는 작품을 낙찰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가명을 메타코반으로 사용하는 이 인물은 이날 크리스티가 주선해 이뤄진 구글 미트 인터뷰에서 “인터뷰하는 지금 크리스티 측에 마지막 낙찰금액을 송금했다”면서 작품 낙찰금액과 수수료 등을 크리스티 측에 이더리움으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90초 전에 갑자기 많은 호가가 몰려든 탓에 낙찰되기 직전까지 상당히 불안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경매에 매우 익숙하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실시간 입찰이었다면 어느 정도 낙찰가가 나왔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제가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번에 낙찰 받은 이 NFT 작품은 언제가 수십억달러까지 가치가 뛸 것으로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그가 사들인 이 NFT 작품은 디지털 아트로는 역대 최고가이며 현존하는 예술가의 작품을 통틀어서도 제프 쿤스와 데이빗 호크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다. 이 작품은 ‘비플’로 불리는 작가가 지난 2007년부터 온라인에 올리고 있는 모든 이미지들을 콜라주 형태로 만든 작품으로, 루이비통과 저스틴 비버, 케이티 페리 등 스타들과 함께 작업했다.

동일한 가치로 서로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는 달리, NFT는 하나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디지털 자산을 나타내는 암호 토큰으로, 별도의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해준다. 이 NFT는 거의 모든 것을 토큰화할 수 있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에 대한 소유권과 그 거래를 증명하는 것이라 주로 사진과 동영상 등 온라인미디어의 여러 콘텐트나 디지털 예술품, 각종 희귀 소장품, 게임 아이템 등의 거래에 널리 활용된다.

NFT는 복제가 어려워 희소성을 잘 보장할 수 있고 위조품이 나올 위험이 거의 없는데다 블록체인 상에 NFT 출처와 발행시간, 소유자 내역 등의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추적이 쉽고, 토큰을 1/n과 같이 나눠 소유권을 부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프랑스 BNP파리바에 따르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작년에 2억5000만달러까지 늘어 2019년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NFT 가격 상승 자체가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랠리와 동반해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디지털 그림 NFT 10점을 판매해 화제가 됐는데, 그라임스는 20분 만에 65억원을 벌어 들이기도 했다. 그 이후 대표 소셜미디어(SNS)인 트위터 창업주인 잭 도시가 올렸던 ‘지금 내 트위터를 막 설정했다(just setting up my twttr)’는 사상 첫 트윗을 사겠다며 250만달러(약 28억2200만원)라는 거액의 베팅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 최대 외환증거금업체인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마켓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에 의해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이 가상자산 관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에도 자금을 밀어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비플의 작품 경매에서도 가상자산인 트론 창설자인 저스틴 선이 6000만달러를 써내며 경매가 상승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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