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는 세계속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한 해였다. 갤럭시폰과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고, 가수 싸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순식간에 10억명이 넘는 유투브 시청을 통해 세계적인 케이팝 스타로 등극하게 되었다. 일본인은 개선의 명수라 비탈 길은 잘 오르지만, 계단을 뛰어 오르는 혁신에는 약하다. 그러나 우리는 두뇌가 좋고 몰입에 뛰어나기 때문에 조금씩 개선하는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계단을 뛰어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두세 계단씩 뛰기도 한다. 우리 피속에는 혁신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소니와 도요타가 개선의 꽃이라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혁신의 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 고도성장에 더해서, 세계가 경탄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2천700달러에 달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면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었는가?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그의 저서 <행복의 함정>에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면 소득수준의 향상만으로는 더 이상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다고 해서 국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선진국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선진국 기준이란 국민소득 외에 산업구조·기대수명·문명률·교육· 생활수준·소득 불평등 정도를 감안해서 판단하게 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크고 요구도 많다. 새 정부가 국제 경쟁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한 척의 배와 같을 지라도 명랑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이 거느리는 12척 중 하나와 같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역전의 멋진 드라마를 펼칠 장군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새 대통령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국민을 알고, 국민이 원하는 가치를 알아야 한다.
150여년 전 프랑스에서 태어난 에밀 쿠어가 이런 예언자적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