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재선, 그 이후는..정치·경제 현안 산재

취약한 당내 기반 극복이 급선무
  • 등록 2003-09-22 오전 9:05:40

    수정 2003-09-22 오전 9:05:40

[edaily 공동락기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지난 주말(20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했다. 임기가 3년인 총재직에 재선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총리직에 재임명된 셈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한 총재 선거에서 전체 유효투표의 61%를 득표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했다. 고이즈미총리는 내달 10일경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총선거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압도적인 지지로 총재직에 재선됐으나 산적한 국내외 정치, 경제적인 현안을 볼 때 집권 2기가 결코 순탄해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제 현안..디플레, 구조개혁과의 일전 고이즈미 총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경제 현안. 10년간에 걸친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경제가 다소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추세가 얼마나 지속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 경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제로금리 정책, 민간수요를 자극키 위한 각종 세금감면책 등이 총동원되면서 마침내 회생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현 추세는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제가 다시 디플레이션 위협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지만 일본의 경우 쓸만한 정책을 모두 사용한 만큼 경기의 선순환 사이클을 기대하는 것 이외에 다른 대응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고이즈미 정권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이 아직도 완전한 회생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큰 걸림돌. 그간 수차례 금융기관의 인수, 합병을 유도, 상당부분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긴 했으나 아직도 부실채권 문제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업 회생=경제 회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밖에 경기 부양을 위해 늘어난 재정적자와 사회보장 시스템의 구조개혁 역시 고이즈미 내각에는 부담이다. ◇외환 정책..위안-엔 이중고 일본 정부의 외환정책은 기본적으로 이중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중국의 위안화 재평가 혹은 변동환율제 도입을 강조하는 한편 수출 경쟁력의 확보를 위해 엔화 강세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외환당국은 하루에도 수차례 구두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으며 이미 여러 차례 직접적인 시장개입도 불사했다. 그러나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결국 추세 반전보다는 엔화 가치의 상승 속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시간벌기식` 개입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급등 추세는 지난 주말에 여실히 드러났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초강세를 보이며 1달러당 111엔대로 급강하한 것이다. 선진국 재무장관들이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일본이 엔화강세를 막기 위한 시도를 줄이겠다고 시사한 것이 외환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했다. 뉴질랜드뱅킹그룹의 외환투자전략가 크레이그 퍼거슨은 "다음달 달러/엔 환율은 107엔, 그 다음달에는 10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UBS는 6개월 전망치이던 110엔대 진입을 3개월 전망으로 수정했다. 또한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은 달러/엔 환율이 장기적으로 95.50엔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경제펀더멘탈을 반영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도 "단기적으고 극단적인 변동성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필요하다면 G7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는 하겠으나 단기적인 급변동을 막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대목이다. ◇정치 현안..북핵 문제, 정치 개혁 등 산재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총재직 재선 직후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을 자민당 간사장에 전격 기용했다. 아베 부장관의 간사장 기용으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대외정책을 총괄했던 가와구치 외상도 경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신임 간사장은 대표적인 대북강경파며 일본인 납치문제에도 깊숙히 관여하면서 대북강경론을 주도해왔다. 이로 인해 고이즈미 내각은 상당기간 북한 관련 문제에서 기존에 비해 강경한 대응이 불가피해 보이며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당내 불협화음도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큰 부담. 고이즈미는 당내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 특히 모리 요시로 전 총리, 아오키 참의원 간사장 등 선거 협력자들 사이의 의견차이는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가 당선된 것은 그가 가진 총선 경쟁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다는 점 정도.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봉합된 것처럼 보이는 당내 갈등은 그 뿌리가 깊고 강하다.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이 주장한 구조 개혁 일정을 자신감 있게 추진하기에 앞서 당내 사정을 먼저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부담 역시 간과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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