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랜드마크에 스타트업이…대기업과 나란히 선 신생기업들

강남교보타워·센터필드 등 입주사 면면서 드러나는 세대교체
게임·커머스·ICT 스타트업에 이마트까지 랜드마크 입성 잰걸음
  • 등록 2022-03-02 오전 8:30:00

    수정 2022-03-02 오전 8:30:00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서울 강남구의 오피스 랜드마크 빌딩에 스타트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짧은 업력에도 기술력과 성장성으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스타트업들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꼽히는 강남 한복판에 진출한 것은 상징적이라는 분석이 높다. 한국 경제 주도권이 제조업에서 ICT와 게임, 커머스 플랫폼 등으로 넘어가는 세대교체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게임 스타트업 엔픽셀은 지난달 초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포스코타워에서 센터필드로 사옥을 이전했다. 국내 및 일본 서비스에 이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와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인 만큼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쓴다는 설명이다.

앞서 센터필드에는 크래프톤·아마존·페이스북을 비롯해 성인교육 콘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 인공지능(AI) 기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 ‘핀트’ 운영사 디셈버앤캠퍼니자산운용 등 여러 분야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줄줄이 입주했다. 서울 성동구 본사를 크래프톤에 매각한 이마트 역시 올 상반기 내 쓱닷컴과 함께 센터필드에 입주하는 안건을 논의 중이다. 이종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벤처캐피털(VC)들의 대규모 투자금이 신생기업에 유입되면서 규모를 막론한 기업들이 임대료 비싼 랜드마크에 둥지를 트는 모양새다.

전략적 차원에서 투자사 건물에 입주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오렌지플래닛(구 동궁리치웰타워)을 매입하면서,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이 건물에 입주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을 통해 액셀러레이팅하는 초기기업 30여 곳가량이 현재 이 건물에 입주해 성장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이 빠져나간 역삼 소재 옛 한국타이어 빌딩에 작년 마켓컬리가 입주한 것도 상징적이다. 같은 해 교보타워에도 두산중공업이 나간 자리를 당근마켓과 에이블리 등 스타트업이 채우면서 입주사 구성이 다양해졌다.

오피스 랜드마크 빌딩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빠져나고 벤처기업이 들어서면서 분위기도 바뀌었다. 낡은 공장들이 즐비했던 서울 성수동이 스타트업 입주 ‘러시’에 트렌드를 주도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사람들의 평소 복장이나 먹을거리가 바뀐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강남 교보타워 건물에 있었을 때만 해도 모든 음식점마다 두산중공원 식권을 받는다는 스티커로 도배돼 있었는데, 젊은 직원이 많은 스타트업이 들어오면서 분위기도 젊어졌다”고 말했다.

덩치가 급격히 커진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신사옥 이전에 속도를 내는 만큼 강남 내 스타트업들의 입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업비트는 지난해 9월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옆 건물을 매입했다. 빗썸도 지난해 말부터 역삼동의 테헤란로 일대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다.

스타트업들이 강남 랜드마크 빌딩으로 사옥을 옮기는 목적은 원활한 인재 발굴과 투자유치라는 의견이 많다. 강남은 교통의 중심지로 출퇴근이 편하고 관련 기업들이 많아 몸값 높아진 개발자들의 마음을 얻기에 유리하다는 것. VC들도 강남에 많이 위치해 투자사 이사회 참석이나 미팅 등을 진행할 때 훨씬 편리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회사 위치가 인재 발굴에 영향을 많이 주면서 기업 대표들이 사옥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며 “강남에 투자자들도 많아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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