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잘못 잡았다간 자칫 국제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등대가 되어 줄, 전세계 투자 고수(guru)들의 조언(助言)을 모아봤다. 이들의 말속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수익률 자료 제공은 한국펀드평가)
◆채권 투자의 지존, 빌 그로스= 7월 31일 블룸버그 인터뷰
“저는 지난달 말에 회사채(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펀드에 150만달러(약 14억 5000만원)를 추가로 투자했어요. 요즘 회사채 펀드는 정말 싸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여러 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자, 돈들이 겁을 먹고 도망치고 있거든요. 기업들은 갑자기 자금을 빌려오기가 힘들어졌으니, 당연히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겠죠. 결국 현재 회사채 펀드는 무척 낮은 가격에 책정이 돼 있지만, 앞으로는 계속 오를 일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식 투자 적용: 요즘 각광 받는 회사채 상품은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 펀드다. 이 상품은 펀드 자산 중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되, 투기 등급 채권에 10% 이상을 투자한다. 회사채는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등급이 붙는데, 투기 등급 채권이란 등급이 ‘BB+’이하인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나UBS자산운용의 ‘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채권혼합’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3%다.
“지금 주식시장은 정말 버블(거품) 상태입니다. ‘조정’이 다가오고 있어요. 최근 5년 동안 큰 하락 없이 오르기만 했거든요. 만약 FRB가 기준 금리를 인하한다면, 증시는 조금 반등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결국엔 올해 말, 내년쯤 가서 더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어떤 주식도 사지 않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지금이 바닥이므로 주식을 사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만약,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중국 주식을 사세요. 특히 환경이나, 교육주 중심으로요. 내년에도 2~3배 주가가 뛴다면, 그때 파시면 됩니다.”
☞한국식 투자 적용: 고금리 예금으로 잠시 대피해 있거나, 중국 관련 펀드에 가입하라. 고금리 예금부터 보면 하나은행의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연 5.5% 금리를 주고, 신한은행은 연 5.4%의 금리를 주는 ‘고객사은 특판 예금’을 판매 중이다. 연 6% 이상의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중국 펀드 중에서는 최근 ‘PCA차이나드래곤A주식’ 펀드가 20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 동안 16.34%를 기록해 단연 돋보였고, ‘한화꿈에그린차이나주식’ 펀드가 -3.42%로 선방한 편이었다.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8월 15일 CNBC와의 인터뷰
“대혼란이 닥쳤을 때야말로 진정한 주식을 사들일 때입니다. 최근의 주식시장 급락으로 일부 종목이 실제 가치에 비해 더 싸졌거든요. 정말 매력적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함정은, 시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비쌀 때 사서, 쌀 때 파는 행동’을 계속 반복한다는 겁니다. 저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현재,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을 비롯한 은행주와 보험업종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십시오.”
◆재앙 예측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8월 20일 블룸버그 인터뷰
“제 별명이 뭔 줄 아십니까. ‘닥터둠(Dr.Doom)’. 바로 ‘불길한 운명’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1987년 블랙먼데이를 맞힌 사람입니다. 저는 미국 경기가 이미 불황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경제가 불안할 땐,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죠. 국채나 달러 같은 곳으로 말이죠. 특히 달러화 자산의 투자 수익률은 한동안 신흥국가의 자산 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달러화 자산이 새로운 고점을 경신하진 않겠지만, 신흥 국가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몰릴 테니, 당분간은 안전 투자처로 유망할 겁니다.”
☞한국식 투자 적용: 달러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 상승기에는 수입업체나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결제대금 등 외화 송금을 가급적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 혹은 외화예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환율이 달러당 900원일 때 100달러를 입금했다가 환율이 950원으로 올랐을 때 찾으면 5000원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