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업체들이 일본의 패션 중심지 `긴자 지구`에서 본격적인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일본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발맞춰 일본 명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명품업계, `일본으로 일본으로`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PPR은 도쿄에 처음으로 구찌 전용 빌딩을 세웠다. 3283평방미터에 달하는 구찌 매장은 긴자 지구에 위치해 있으며, 위치 선정 및 건설에 무려 6년이 걸렸다고.
프랑수아즈 헨리 피노 PPR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일본 명품시장이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본 경제에 대해 오래 지켜봐 왔으며,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PPR은 현재 도쿄에 2개, 일본 전역에 54개 구찌 매장을 가지고 있다.
유럽 명품업체들은 최근 앞다퉈 일본에 매장을 새로 오픈하거나 확장하는 추세다.
8층짜리 새 구찌 빌딩 맞은편에 위치한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8일 매장을 대폭 확장해 다시 열었다. 9층짜리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매장 규모는 이제 1510평방미터에 달한다.
켈리, 버킨 브랜드의 핸드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백화점 임대 매장을 포함해 일본에 총 4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11월17일에는 시즈오카현에 새로운 매장을 또 오픈할 예정이다.
일본인이 특히 사랑하는 루이 뷔통의 소유사 LVMH는 긴자 마쓰야 백화점의 매장을 1230평방미터로 확장해 지난 9월8일 재개장했다. LVMH는 긴자에 또 다른 1600평방미터 매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 전역에 52개 매장이 있다.
◇유로화 강세 등 `걸림돌`
지난 2004년 1조2100억엔에 달했던 일본 명품시장은 2005년에 3% 둔화됐으며 이후에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야노 연구소의 이케루치 노부로 연구원은 "일본인들의 소비 패턴은 바뀌고 있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값비싼 물건에 식상해 하고 대신 공부나 스파, 여행 등에 돈을 쓰고 있다"고 진단한다.
엔화 대비 유로화 강세 기조도 명품업체들의 `일본 정복`에 걸림돌이다.
일례로 LVMH는 어제 유로화 강세를 이유로 일본 루이 뷔통 제품의 소매가를 평균 2.5%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에도 평균 4%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일본 최대 백화점인 타카시마야의 마쓰다 타카히사는 "명품 아이템의 매출은 지난 6~7월 이후 꾸준히 둔화되고 있다"며 "특히 유럽 제품들은 유로화 강세 때문에 더 부진하며, 수요가 반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