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략)여전히 남겨진 숙제

  • 등록 2008-12-16 오전 8:40:19

    수정 2008-12-16 오전 8:31:57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한국은행의 `유동성 퍼붓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이후 유동성 공급에 대한 `보폭`이 더 커지고 있다.

한은은 이번달에만 10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시중에 푼다.

지난 3일 지준예치금 이자 5000억원을 공급한 이후, 11일 RP매각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5조4000억원을 풀었다. 전날에는 1조8694억원을 RP매입을 통해 공급했다. 한은이 이번주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6조5000억원 중 나머지 4조6000억원 가량도 RP매입 형식으로 풀릴 예정이다.

한은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단기금리가 빠르게 내려왔다. 통안채 1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60bp(1bp=0.01%p)나 하락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도 70bp 하락해 단번에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은행채와 공사채 금리 하락세도 거침이 없다. 산금채(1년)금리를 100bp나 떨어졌다. 한전채(3년) 금리도 비슷한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도 적자 국채 발행이 확대될 경우 직접적인 수급 부담을 가지게 되는 국고채 3년과 5년물 등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정도가 `옥의 티`로 비춰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어제 있었던 은행채와 특수채를 대상으로 한 한국은행의 RP매입에서도 확인됐다. RP매입 예정액인 2조5000억원에 못미치는 1조8694억원 정도만 낙찰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의 유동성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또 금융기관들이 은행채보다는 국고채를 RP매입 담보물로 제공하는 것을 선호하는 흐름이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내년 내내 수급 부담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국고채보다는 은행채를 가지고 있는 게 더 매력적이다는 이야기다. 이번주 채권안정펀드 집행이 이뤄질 경우 은행채는 스프레드가 더 빠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도 이런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에 아연질색했던 시장이었다고 믿기지 않을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의 목표인 기업의 자금조달 축소로 이어지기에는 난관이 훨씬 더 커 보인다. 기업어음(CP)와 AA급 이하 회사채 금리 하락폭은 은행채 등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 조달난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BBB-급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12%대에서 요지부동이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결해주겠다는 정부의 큰 소리가 무색할 정도다.

이렇게 된다면 한은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특정 대상에게만 혜택을 주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 이전에도 일부 공기업들은 4%대 후반대 금리에서 CP를 발행했다. 미시적 구조조정을 통해 거래 상대방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더 꼬이기만 할 것이 자명하다.

(이 기사는 16일 오전 8시20분 이데일리 유료 서비스인 `마켓 프리미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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