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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가계의 소비심리가 7개월 만에 하락했다. 갑작스러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109.9포인트를 기록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CCSI가 하락 전환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촛불정국’이 한창이던 1월 당시 지수는 2009년 3월(75.0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93.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번달 소비심리가 주춤한 건 북한 리스크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번달 CCSI를 조사한 기간은 지난 11~18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처음 불거진 건 지난 9일이다. 이때부터 주가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줄을 이었던 만큼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한은 인사들은 관측해 왔고, 실제 통계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8월 CCSI가 하락한 것은 북핵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소비심리가 하락한 것도 주목된다. 새정부 기대감에 소비심리는 고공행진을 했지만, 정작 민간소비 실물지표는 ‘오락가락’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판매액 증가율(전기 대비)은 지난 4~6월 매달 0.7%→-1.1%→1.1%의 흐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실질 구매력이 반등하는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소비심리의 상승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이후 처음 100포인트보다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이는 앞으로 주택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떨어질 것으로 가계가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수준전망 CSI는 급등했다.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125포인트를 기록했다. 통계를 편제한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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