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고기같네(VOD)

채식주의자들에 인기있는 대용식
  • 등록 2008-01-23 오전 8:43:54

    수정 2008-01-23 오전 8:43:54

[조선일보 제공] 식당에 갔을 때 옆에서 "비빔밥에 고기랑 달걀 빼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소리를 들으면 '까다롭다'고 생각하는가? 동물 애호는 물론 성인병 예방이나 다이어트, 환경 보호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제 채식은 까다로운 특정인들만 하는 것이란 생각을 버릴 때다. 채식을 한다고 해서 식도락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채식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즐겁게, 맛있게 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가짜 고기'가 뜬다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을 결심하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어렸을 때 도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이다. 또 다른 채식의 동기는 매우 실용적이다. 성인병 예방이나 저콜레스테롤식을 충고 받은 환자들의 건강 유지나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채식을 시작하는 것.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다. 물론 동물 애호, 환경 보호 등의 이유로 채식을 결심하는 이들도 있지만 서구와 비교하면 개인적 이익을 위한 채식 선택이 우세한 편. 비영리 민간 단체인 한국채식연합(www.vege.or.kr)의 이원복 대표 역시 도축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대학생 때부터 채식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채식하지 않던 사람이 채식을 결심했을 때 느끼는 어려움은 '고기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라며 "내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인 행복 추구권만큼이나 중요한 '식품 선택권'이며 식품 선택권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배려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이게 진짜 불고기야, 가짜 불고기야?”채식 식당‘뉴스타트 채식뷔페’에서 회사원 김문종(31)씨가 밀불고기를 맛보고 있다. /이태경 객원기자ecaro@chosun.com


◆두(豆)개장, 콩가스, 치즈포…우유 안 넣은 빵까지

채식이 좋은 줄 알지만 가끔 고기의 씹는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대용식품도 크게 늘고 있다. 대만은 종교적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하는데 미식과 식도락이 발달한 중화 문화권답게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용식품이 크게 발달한 나라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콩햄이나 콩소시지 등도 대만산이 많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용 식당과 전문점이 발달한 곳에서는 콜레스테롤과 지방 함유량이 낮거나 거의 없는 고기 대용식을 실제 식품 모양과 흡사한 제품으로 구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워싱턴 포스트'지에는 이들 대용 식품의 맛과 색상, 질감을 분석한 기사가 실렸으며, 대부분 실제 식품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채식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다양한 품목에 놀라게 된다. 채식용 라면은 물론, 콩으로 만든 돈가스인 '콩가스', 육개장 대신 콩을 이용한 '두(豆)개장', 밀 단백으로 만든 떡갈비나 동그랑땡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우유와 달걀을 넣지 않은 빵만 만들어 파는 '베지러브 베이커리'나 설탕까지 사용하지 않는 '스티키핑거스(www.stickyfingers. co.kr)' 같은 베이커리가 늘어나는 추세. 메뉴도 일반 제과점 못지않게 다양하다. 새콤하고 향긋한 블루베리를 듬뿍 넣은 스티키핑거스의 블루베리 머핀은 2800원, 국산 사과를 듬뿍 넣은 애플파이는 크기에 따라 1만2000원과 2만5000원 두 가지다.

◆오징어 대신 오미채, 장조림 대신 버섯말이

베지랜드를 운영하는 오종철씨는 대용 식품에도 단계별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반인이 처음 시도하기에는 두개장이나 콩가스 같은 즉석식품이 콩단백을 이용한 반가공 형태보다 수월하다는 것.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의 질감이나 맛이 나는 콩단백 제품들은 대부분 업소용이거나 사용법을 잘 아는 채식주의자에게 적합하다. 채식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즉석식품을 갖춘 곳은 베지푸드(www.vegefood.co.kr). 콩가스가 3개(240g)에 4300원,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은 채식 두개장(600g)이 4000원이다. 표고버섯에 천연조미료를 가미해 장조림과 비슷한 질감으로 고소한 맛을 살린 버섯말이(200g)는 3500원.

대용식품은 고기만 대신하는 게 아니다. 오징어를 대신할 수 있는 오미채(300g)가 4300원,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은 채식 어묵 '흰살맛나'(300g)가 4300원에 판매된다. 채식에 이미 익숙한 사람이 직접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콩단백과 밀고기의 형태를 다양하게 갖춘 곳은 베지랜드(www.vegeland.com). 이곳의 치즈포는 오징어포를 대신해 술안주나 간식용으로도 인기다. 100g이 6500원. 잡채나 만두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콩단백 대용식품이 1kg에 1만1000원이다.
 
◆고기맛 떼기 힘들다? 국물, 젓갈부터 단계적으로

육식하는 사람들로서는 '채식을 한다면서 채소나 먹지 왜 굳이 '가짜'로 만든 고기 대용 식품까지 찾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기 맛에 길들여진 미각이 채식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용고기는 그래서 유용하다. 이원복 대표는 "한 번에 고기를 끊는 일이 어렵다면 눈에 보이는 고깃덩어리, 국물이나 젓갈부터 단계적으로 피하라"고 권한다. 국이나 찌개에 채식 조미료나 소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채식주의자들은 마늘, 파프리카, 아니스 같은 허브와 다양한 향신료를 활용해 맛을 낸다.

채식주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외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원복 대표는 식당 두 곳을 추천한다. 서울 선릉역 '뉴스타트 채식 뷔페'는 천연조미료를 이용하고 대부분 저염에 가까운 담백한 맛. 조리법도 튀기거나 볶는 방법보다 찌거나 삶은 메뉴가 많아 채식은 물론 건강식에 가깝다. 포이동 'SM 채식 뷔페'는 모든 음식에 입맛을 자극하는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규모는 작지만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다양하고 알찬 메뉴 구성에 '정말 채식 맞아?'할 정도로 입에 착 붙는 감칠맛을 낸다.

대만은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구미의 채식주의자들은 우리나라 채식주의자보다 더 행복하다. 식감만 만족시키는 콩단백이나 밀고기가 아니라 실물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고기(fake meat 혹은 mock meat)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 모양까지 실제와 똑같은 이들 가짜 고기는 소시지, 햄, 베이컨, 스테이크 같은 육류 대용품부터 통닭, 칠면조 같은 가금류는 물론 새우와 장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가짜 랍스터의 경우 바깥쪽은 빨갛게 물들이고 안쪽은 베이지 색으로 퍼즐처럼 맞춰 가짜 티가 나지만 질감은 닮았다. 맛은 닭고기에 가깝다는 게 시식자들의 평가. 구운 오리는 모양과 질감까지 실제 오리고기와 흡사하다. 통닭의 모양은 닮은 듯 다르지만 질감과 맛은 비슷하다. 새우는 모양은 껍질을 벗긴 냉동새우(일명 칵테일새우)와 비슷하지만 풍미가 다소 약하다는 평. 베이컨은 모양은 비슷하지만 풍미가 약하고 단맛이 강해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2일 오전 선릉역 근처의 한 건강식당에서 식사하고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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