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지난 주 마이크론의 제소에 따라 한국 정부가 자국 D램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키로 했다.
WSJ은 그동안 마이크론은 한국 업체들에 대해 생산비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덤핑"에 대해서만 공격, 무역적인 제재조치를 가해 왔지만 이제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한국 정부가 하이닉스(00660)와 삼성전자(05930) 등에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이것이 미국 시장에 흘러 들면서 인위적으로 마이크론의 수익성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한국 업체들의 수입에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가 한국 업체들로부터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ITC 예비 청문회에 참석, 마이크론은 지난 2년간 20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연구개발과 생산에 충분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턴 CEO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1년 이상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우리 회사의 생명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WSJ은 그러나 위임장(proxy statement)에 따르면 애플턴은 지난 8월 마감된 회계연도에 4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이닉스는 사실상 파산한 상황(Hynix was for all intents and purposes bankrupt)"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새들러 마이크론 부사장은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저가판매로 인해 한 컴퓨터 업체로부터 계약을 파기당해 수십억달러를 날렸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변호인으로 참석한 제임스 덜링 변호사는 그러나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생산능력 또한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과 생산능력 양 측면이 모두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이크론의 경영진들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 누차 재무적 건전성을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마이크론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이번 사례에 있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D램업체들은 유럽연합(EU)로부터도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다.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러지가 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