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속 '마이크로니들', 세상에 알렸죠" 정도현 라파스 대표

마이크로니들, 주사나 팩·로션보다 효율적
"아크로패스, 피부 탄력 회복을 포함한 노화 예방에 탁월"
정 대표, 벤처회사에 일하며 비즈니스에 눈 떠 창업
연구실에 있던 마이크로니들 기술 상용화 성공
  • 등록 2016-11-18 오전 7:00:00

    수정 2016-11-18 오전 8:13:05

정도현 라파스 대표가 신개념 패치용 화장품인 아크로패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대학 연구실에만 있던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기술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17일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라파스 본사에서 만난 정도현(47) 대표는 자사의 신개념 패치용 화장품인 아크로패스(Acropass)를 이렇게 표현했다.

마이크로니들은 주로 피부과에서 여드름·탈모 등 피부 치료용으로 쓰인다. 피부과에서는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해 피부에 미세 구멍을 낸 후 약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반면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인 아크로패스는 피부 보습과 탄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히알루론산’ 자체를 마이크로니들에 부착했다.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마이크로니들이 녹으며 직접 영양분을 침투해 효과를 극대화한다. 주사와 달리 통증이 거의 없고 피부 겉면에 붙이는 ‘팩’이나 일반 액체용 화장품보다 직접적으로 피부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인기다.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진=라파스)
한국·미국에 관련 기술 특허 18건 보유

이 회사는 한국과 미국 등에 관련 특허 18건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몇몇 화장품 업체들도 마이크로니들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업계 선도주자인 라파스만큼 대량 생산기술과 높은 효율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도 급상승세다. 라파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25억원에서 2014년 93억원, 지난해에는 163억원으로 수직 상승 중이다.

연세대 생명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딴 정 대표는 처음에든 기업인보다는 연구원의 길을 걸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다”며 “실제로 20대까지 만해도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평범한 학생이자 연구원의 삶을 살아왔다”고 돌이켰다.

그런 그가 비즈니스에 눈 뜬 것은 벤처업계에 종사하면서부터다. 정 대표는 “당시 병역특례를 수행하던 제약회사의 경영사정이 안 좋아 바이오벤처로 일터를 옮겼다”며 “회사가 작다 보니 창업과 아이템 사업화를 어떻게 실현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정 대표는 2003년 후배와 함께 천연물소재를 아이템으로 잡아 창업에 나섰다. 2000년 초반 벤처 버블을 눈으로 본 그는 안정적인 매출을 중시하는 목표를 세웠다. 직원 수를 다 합쳐봐야 2~3명뿐인 회사였지만 매출액은 20억~30억원을 기록해 성공적인 첫 사업을 이뤄냈다.

하지만 기업은 더 커 나가지 못했다. 그는 “5~6년 같은 아이템의 사업을 하다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다”며 “당시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던 친구에게 우연히 마이크로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학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니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지만 상업화까지 진전되지는 못했다. 정 대표는 상업화까지 10년을 내다보고 마이크로니들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했다. 그러나 동업을 하던 후배의 반대에 부딪힌다. 그는 2006년 당시까지 약제 유통을 전문으로 하던 라파스로 자리를 옮겨 마이크로니들 상용화에 매진한다.

‘마이크로니들’ 상용화 매진 6년 만에 결실

2012년, 연구 성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벤처캐피탈에서 10억원을 유치해 천안에 양산설비도 마련했다. 동시에 일본 바이어를 만나 첫 제품 공급계약까지 체결하게 된다. 일본 유통업체로부터 6억원을 받았지만 양산화는 첩첩산중이었다.

정 대표는 “기존에 없던 기계를 이용해 처음 생산에 나서니 정밀도에 문제가 있었다”며 “오히려 버려지는 불량품이 더 많이 나와 적자를 봤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힘겹게 일본에 납품을 시작했지만 제품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2014년부터는 눈을 미국으로 돌렸다. 전시회 참가에 미숙해 전시부스를 얻지 못한 정 대표는 거꾸로 각 참여 기업 부스를 돌아가며 아크로패스 샘플을 돌렸다. 한 현지 유통업체로부터 답이 왔다. 그해 40억원의 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일본·중국·미국 등에 차례로 법인까지 열며 자체 해외사업도 본격화했다. 하지만 워낙 정신없이 사업이 이뤄져 정작 그간 국내 사업은 소홀했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는 한국사업에 필요한 인력도 채용했다”며 “병원이나 피부관리실, 온라인몰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아크로패스를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꿈은 궁극적으로 백신을 패치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정 대표는 “아프리카처럼 제3세계 국가에 냉장상태로 백신 주사를 공급하는 것은 전력 등 인프라 문제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며 “저희 제품은 상온유통이 가능해 향후 의약품으로 발전한다면 인류 전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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