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폭탄`에 엇갈린 주택시장..강남 `거래 뚝` vs 분당 `매물 쏙`

8·2 부동산 대책 후 서울·수도권 지역별 온도 차 뚜렷
재건축 거래 제한 등 규제직격탄 강남 '거래 올스톱'
규제 비켜난 분당·일산·광명 등 반사이익 기대감↑
국토부 "시장 과열 발생하면 투기과열지구 즉각 지정"
  • 등록 2017-08-06 오전 11:30:33

    수정 2017-08-06 오후 6:24:34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집주인들은 급한 마음에 서둘러 집을 팔려고 안달이 나 있지만 매수자들은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대책(8·2 부동산 대책) 이전보다 1억원 이상 내린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도 매매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 관계자)

“이곳에도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미치냐고요? 전혀 없고 오히려 반사이익 기대감이 큽니다. 간혹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면 매물을 거둬들일 정도로 매도자 우위 시장 분위기가 여전합니다.”(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G공인 관계자)


초강력 규제 폭탄인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묶이며 재건축·재개발 입주권 거래 금지를 비롯해 세제(양도소득세 강화), 대출(DTI·LTV 강화) 등 전방위로 압박을 받는 강남 등 서울에서는 매수심리가 확 꺾이면서 ‘거래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반면 이번 8·2 대책 규제에서 비켜난 경기 광명시와 분당·일산신도시 등지에서는 여전히 매수 대기자들이 넘치고,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규제가 나오면서 시장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거시경제 지표 개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유지된다면 강화된 규제를 피한 일부 지역으로 시중 자금이 빠르게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 규제 직격탄 ‘거래 절벽’ 조짐

정부가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시장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들 지역에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2주택자 최고 50%·3주택 이상 최고 60%), 대출 강화(주택담보대출 1건 이상시 LTV·DTI 30% 적용), 재건축 입주권 거래 금지 등 고강도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돼 매매 거래가 ‘올스톱’된 상태다.

강남구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규제 내용이 너무 강해 중개업소들 뿐만 아니라 불가피하게 집을 팔려고 했던 집주인들도 많이 당황스러운 분위기”며 “일부 집주인들은 여름 휴가지에서도 전화를 걸어 와 현재 매물로 내놓은 집값을 더 내려야 하는지를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건축 사업장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규제 발표 다음날인 지난 3일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입주권 전매 등)가 제한된다는 소식에 실거주가 목적이 아닌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사업장 가운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약 5만5655가구에 이른다.

이달 안으로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예정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대책 이후 전용 72㎡형이 16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대책 발표 이전 시세보다 1억5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급하게 내놨지만 매기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라 팔릴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조합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재건축 초기 단지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 설립이 얼마 남지 않아 벌써부터 여러개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은 언제 집을 팔아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무풍’ 분당·광명 주택시장엔 ‘온기’

8·2 대책에서 비켜난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와 서울과 가까운 경기 광명 등에는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지난 ‘6·19 부동산 대책’ 당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광명시. 그런데도 두 달 전부터 이곳의 부동산 투자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다. 이미 광명시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철산동 주공7단지 전용 70㎡형은 한달 전보다 2000만원 가량 오른 6억8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두 달 전 조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잠시 거래가 주춤하긴 했지만 이후 물건이 나오면 바로 소화될 정도로 매물이 귀하다”며 “집주인들이 시세 상승을 노리고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산신도시에서도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 일산 대화동 A공인 관계자는 “8.2 대책 이후에도 아파트 매입 문의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이곳이 규제를 피해간 것은 실감할 수 있다”며 “인근 주상복합단지 ‘킨텍스 꿈에그린’의 전용 84㎡형 분양권이 최근 두달 새 웃돈이 3000만원이 더 붙었다”고 전했다.

분당도 8·2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31일 기준 0.64%까지 뛰어올라 경기지역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0.66%)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8·2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성남·하남·광명·고양시 등을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할지 고민 중이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에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시장 과열 또는 과열 우려가 발생한다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즉각적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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