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악화와 자산시장 버블 우려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은

1월 금통위 금리 결정 전망 폴
12명 중 1명만 "4분기 금리 인상 소수의견" 가능성
실물·자산 가격 괴리..`정부와 정책 공조 대응` 필요
  • 등록 2021-01-11 오전 6:00:00

    수정 2021-01-11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신축년 새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변이 바이러스 출몰 등에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엔 가계부채 급증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연 0.5%의 사상 최저 기준금리가 주식, 부동산 등 금융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실물 경기와 금융자산 가격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괴리를 한은이 금리를 조정해서 해결하려 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 전문가 12명 중 11명은 연중 내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1명만이 4분기께 금리 인상에 군불이 지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 금융 전문가들의 신축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 기준금리 예상. (그래픽=이동훈 기자)
`금융 안정` 강조하는 한은..“시장 쏠림 경계하려는 의도”

이데일리가 국내 경제·금융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15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이 1000명 안팎으로 지속되고 있는 데다 영국 변이바이러스까지 발견되면서 여전히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이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해외 사례를 고려하면 백신 접종 속도가 기대보다 더딜 수 있다. 일평균 수출이 석 달 연속 증가해(작년 10월 5.4%, 11월 6.4%, 12월 7.9%)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만 코로나19에 아직은 가시밭길이란 평가다.

금통위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가 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인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물과 금융자산 가격간 괴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는 낮은 금리에 빚을 내서라도 주식, 부동산을 사고 있다. 가계부채는 작년 9월말 1940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1918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렇게 빚을 낸 돈은 어디로 갔을까. 개인들은 작년 한 해 코스피 시장에서만 47조5000억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2조원 넘는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다. 작년 서울 아파트 거래량(1~11월)은 7만3432건으로 전년동기(6만5349건) 대비 12.4% 증가했고 주택매매 가격지수는 작년 12월 106.3(2017년 11월 100기준)으로 1년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소비는 줄었다. 작년 민간 소비(명목)는 전년보다 3% 중반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인하가 소비를 자극하기보다 빚을 내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는 수요로 이어지면서 실물과 금융자산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은은 올해 통화정책 방향의 핵심 기조로 ‘금융 안정’을 내세웠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융 안정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금융시장의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림에 따라 나타나는 리스크를 경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 안정은 한은이 금리를 조정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란 판단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 안정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에 더 큰 역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연내에 `금리 인상` 소수 의견 나올 가능성도 낮아”

특히 전문가 12명 중 11명은 금통위가 연중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위기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경제 활동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 후에야 끝난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말이나 돼야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연내에는 (금리 변동과 관련)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다.

현 시점에선 금리 인상 시그널이 언제쯤 나올 것인가가 관건이다. 대다수는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나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등장할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 물가가 1%대 중반 정도로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금리 인상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허태오 연구원은 “향후 경기 개선과 함께 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다면 4분기부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 회복에 좀 더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크다고 피력했다.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통화정책에서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다른 나라와의 통화정책 흐름에 동조해 외환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균형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국제 흐름에 맞춰 자금 흐름이나 실질 금리 흐름에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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