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홍남기 1차관 "신(新) 기후체제,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열다"

  • 등록 2016-11-04 오전 8:11:06

    수정 2016-11-04 오전 8:11:06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지난 해 지구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58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심리적 저지선이라 할 400ppm대를 기록한 가운데 세계 각국 정상들은 12월 파리에 모여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역사적인 기후협정(파리협정)을 체결했다. 파리협정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전 세계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한다. 협정 체결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90여개국이 협정을 비준하고 비준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의 60%를 넘게 되어 오늘부터 이번 협정이 발효된다. 곧 신(新) 기후체제가 본격 출범함을 의미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대응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파리협정은 과거와 달리 일부 국가가 아닌 기후변화협약 가입 197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담한다는 점, 그리고 그 이행에 있어 ‘최신·최적의 과학(best available science)’ 활용 등 기술혁신과 기술 메커니즘이 가장 효과적인 핵심 대응수단으로 강조된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신(新) 기후체제하에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시장 규모는 연간 1,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로서는 기후기술 혁신을 통해 국내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통해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며 새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할 때이다.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줄 기후기술 혁신을 위해 미래부는 기후변화 대응 R&D체계를 재정립하고 기술혁신 전략도 마련하는 등 선제적 대응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지난 6월 ‘기후변화대응 기술확보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탄소저감·탄소자원화·기후변화적응 등 3대 분야 10개 기술체계를 정립한 바 있으며, 기술사업화가 유망한 ‘기후산업 육성모델’을 발굴하고 원천기술개발을 통한 신기후산업 창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직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선뜻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에 부담이 있는 만큼 ‘탄소자원화 국가전략프로젝트’와 같은 신 기후기술의 실증사업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래부는 UN 기후변화협약 기술메커니즘의 국가창구로서 우리의 우수한 기후기술을 해외로 확산시켜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함은 물론 해외 탄소크레딧도 확보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개도국 해외수요에 기반해 15개의 글로벌 기후기술협력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굴, 대상국과 사업추진 협의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연구자, 기술이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하고 11개 개도국 초청 기후기술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협력기반을 강화하는 국가창구로서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이며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은 이미 기후변화에 대해 “마법은 없다(Don’t count on magic)”며 지속성과 실효성 없는 낙관론을 경계한 바 있다. 신 기후체제의 출범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현실화된 지금 감축 부담을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 세계 국토면적의 약 0.1%, 전 세계 인구의 약 0.7%,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9%를 차지하는 한국이 기후기술 혁신과 활발한 국제협력을 통해 보다 선제적, 주도적으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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