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세계로]⑪헥사바이구호, 파리를 흔들다

-패션 한류…메이드 인 코리아
제일모직 등 토종브랜드
스타 디자이너 영입 `고급화`
해외 명품시장 공략 박차
  • 등록 2012-04-10 오전 10:20:00

    수정 2012-04-10 오전 10:2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0일자 18면에 게재됐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국내기업으로 흔히 삼성과 현대차, LG 등을 꼽는다. 이들이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폰을 앞세워 한국의 이름을 세계 곳곳에 알린 기업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들 못지 않은 활약상을 보여주는 곳이 유통·식음료업체다. 길어야 20년, 짧게는 5년에 불과한 해외진출의 역사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이데일리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세계시장에 당당히 `글로벌 코리아`의 깃발을 꽂고 있는 유통·식음료업체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편집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달 4일 저녁(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앙리 4세 고등학교에서 제일모직 `헥사바이구호`의 2012 가을·겨울 컬렉션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헥사바이구호의 올해 추동복 디자인을 보기 위해 현지 전문가들과 패션 바이어들이 몰렸다. 코오롱FnC의 잡화브랜드 `쿠론`도 패션 종주국인 프랑스 파리에서 20만달러 수준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올 3월 `방돔 럭셔리 트레이드쇼`에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참가해 이탈리아 `베르고티니`와 미국의 `럭스꾸띄르` 등 럭셔리 편집숍에서 수주를 따내는 등 유럽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FnC가 운영하는 쿠론(COURONNE)이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돔 럭셔리 트레이드쇼`에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전 세계 명품 바이어들에게 신고식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쿠론은 20만불 수준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사진은 행사장 내 쿠론 매장을 찾은 바이어들이 제품을 살펴보는 등 수주 관련 상담을 하는 모습.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 패션기업은 프랑스나 미국, 이탈리아 등의 위세에 밀려 국제 무대에서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얘기가 달라졌다. 드라마, 케이팝, 한식에 이어 패션 분야에서도 `한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유명 수입브랜드를 인수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했던 국내 패션기업들도 그들만의 자체 브랜드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기업 디자이너와 만남..`시너지` 보다 스타 디자이너와 기업이 만나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최근들어 국내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직접 인수하거나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03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영입한 정구호 전무다. 정 전무는 제일모직이 패션명가로 자리잡는데 핵심적인 인물이다. 현재 `구호`, `헥사바이구호`, `르베이지`, `데레쿠니` 등 여성복 브랜드를 이끌며 브랜드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지난 달 4일 오후 프랑스 파리의 앙리 4세 고등학교에서 열린 `2012년 F/W 헥사바이구호의 파리 컬렉션` 모습. 이번 컬렉션은 르네상스 시대의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아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아방가르드한 감성이 돋보이는 30개의 의상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정욱준과 선보인 `준지` 역시 제일모직과 만난 이후 최근 파리 컬렉션에 열 번째로 참가, 호평을 받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해외 15개국에서 매년 3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2010년 인수한 디자이너 석정혜 이사의 가방브랜드 `쿠론`을 해외 시장에 알리기 위해 작년 9월 영국 헤롯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시스템과 디자이너 브랜드 고유의 가치가 만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내수시장의 성장 한계 때문에 해외 진출을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는 패션기업의 터닝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날개펴다` 중국시장은 국내 서비스 산업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교두보다. 이는 패션도 마찬가지. LG패션은 해외시장 가운데서도 우선 중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국 중항증권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의류 제품 판매액은 3980억 위안, 작년 의류시장은 4600억 위안(약 83조 원)에 달한다. BCG는 2015년 중국 내 의류 판매액이 8000억 위안(약 144조원), 2020년에는 1조3480억 위안(약 243조원)에 달해 향후 10년간 두 배 이상 고성장이 예상된다.

LG패션은 지난 2004년 상하이 지사를 설립하고 2007년 중국 3대 패션기업인 `빠오시냐오 그룹`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헤지스`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킨 이래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을 주시해왔다. 그후 `TNGT`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브랜드 리뉴얼이 안정화되자 2009년 9월 상하이 지사를 중국 법인으로 승격시키는 등 `라푸마`, `TNGT`, `모그` 등을 통한 중국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헤지스`는 중국 시장에서 매해 1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올리고 있다. 헤지스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국내보다 더 비싼 값에 팔린다. 사이즈나 스타일, 디자인이 중국인에게 잘 맞고 VIP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이 먹혀들었다. 작년 매출 400억원, 100개의 유통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TNGT`는 리스크가 큰 중국사업의 특징을 감안해 내실 경영에 치중해왔는데 올 상반기 항저우, 쑤저우, 난징 등 상하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망 위주의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11월 중국에 진출한 `라푸마`도 올 연말까지 100여개 매장을 확대, 2015년까지 중국시장서 매출 12억 위안(한화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LG패션 헤지스 중국 매장.
`코오롱스포츠`는 중국 현지 시장에 맞는 상품기획으로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패션성과 함께 고기능성 제품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 중국은 레저웨어와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다. 이를 감안해 현지 기획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2006년 9월 베이징에 매장을 연 이후 지속적으로 볼륨을 확대하는 중이다. 올 한해 중국내 유통망을 120개까지 확대하고 연 매출 4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명품, 외국 명품과 당당히 겨루다 제일모직은 작년 11월 인수한 이탈리아 명품브랜드인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이하 콜롬보)`의 한국법인인 콜롬보코리아를 최근 설립했다. 콜롬보코리아의 자본금은 45억원 규모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본사를 뒀다.

도산 공원 인근인 이곳은 주요 명품 브랜드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이다. 제일모직은 향후 글로벌 패션사업을 위해 전통이 있는 명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 빈폴 뉴욕 대표 편집매장 오프닝 세레모니 모습.
주력 브랜드인 빈폴도 명품화 이미지로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1년 가을엔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의 대표 편집매장 `오프닝 세레모니(O.C.)` 입점에 성공했다. 올해는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편집매장 바니스 코옵에 차례로 입점을 확정했고 중국에서는 95개 매장을 운영해 현지 전용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기존의 해외상품 브랜드인 망고, 토리버치, 꼼데가르송, 블리커, 이세이미야케 등의 글로벌화와 고급화를 동시에 꾀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중적인 제품 개발은 물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명품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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