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변비,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 가능하다"

주기적인 복통과 점액성혈변 보이면 장중첩증 의심해봐야
적정량의 식이섬유와 충분한 수분 섭취로 변비 예방할 수 있어
  • 등록 2013-12-19 오전 8:31:32

    수정 2013-12-19 오전 8:31:3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17개월 된 남자아이를 둔 김진옥(여· 32) 씨는 최근 아이가 변을 보려고 애를 쓰는 데도 3일째 변을 보지 못해 마음에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며칠 동안 관장을 했고 변을 묽게 해주는 약을 처방받아서 먹였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어린 아이가 너무 관장을 자주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이고, 좀 지켜보자는 얘기를 했다.

그녀는 어느 병원에서는 관장을 하는 것을 별것 아닌 것처럼 말했고, 어느 병원에서는 관장을 자주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서 혼란스러웠다. 결국 2주가 넘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고, 세번째 병원에서는 장중첩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혈성 점액성 대변과 주기적인 복통, 장중첩증 의심해봐야

김씨는 아이를 데리고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방문해 복부초음파 검사 후 장중첩증이 아닌 변비로 진단을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중첩증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장중첩증이란 마치 망원경을 접을 때처럼 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것을 말하고, 별다른 원인이 없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장중첩증의 가장 큰 증상은 변비와 비슷한 복통이다. 다만 장중첩증으로 인한 복통은 아이가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울고 보채다가 얼마 후 복통이 사라지고 또 얼마 후 이전처럼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식으로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지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혈성 점액성 대변은 장중첩증 환자에서 40~60% 정도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증상이며, 혈성 점액 변의 동반 없이도 주기적인 심한 복통과 구토를 호소할 경우 장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24~48시간 이상 장중첩 상태가 지속되면 장의 괴사가 진행되어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소아변비는 기능성변비

배가 아파서 소아청소년과를 찾는 우리나라 어린이의 25% 정도가 변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는 배변의 횟수가 적으면서 변이 굵고 딱딱하고 배변할 때 통증이 심해 대변을 보기가 힘들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소아변비의 90% 이상은 특정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기능성변비다.

기능성변비란 장의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배변습관 등의 이상으로 생기는 2차적인 변비다. 이는 단단한 대변으로 인해 배변시 아프거나 힘든 증상으로 아이가 지속적으로 배변을 참게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지속되면 장의 감각수용기가 무뎌지고 이로 인해 직장이 이완되는 현상으로 점점 배변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기능성변비, 배변습관 교정만으로 치료 가능

기능성변비는 배변습관을 교정해 주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우선 단단한 대변을 해소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단한 대변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식이요법이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여 수분과 섬유소 섭취를 증가시키고, 우유섭취를 조금 줄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엄격히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투압을 이용해 단단한 대변을 물기가 많고 배변이 쉬운 대변으로 바꿔주는 대변연화제라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약을 사용해 새로운 배변 습관을 정립해주고, 아이에게 아프고 힘든 배변에 대한 기억을 없애주는 과정을 통해 기능성변비 대부분을 호전시킬 수 있다.

◇소아변비, 연령별로 원인 다양해

소아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감기에 걸렸을 때, 잘 먹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면 변비가 올 수 있다. 어떤 아이들은 노는 데 열중하여 변 보기를 잊어버리거나, 낯선 곳에서 변 보기를 꺼려하여 참다가 변비가 되기도 한다. 대개 이런 경우는 내의에 항상 변이 조금 묻어 있는 유분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해서 보호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변비는 나이에 따라 원인이 많이 달라지므로 어린이의 나이에 맞추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갓난아기의 경우 변을 볼 때 찡그리며 얼굴이 빨갛게 되도록 힘을 주는 것을 자주 보는데, 이것은 아기의 항문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대개는 정상이다. 너무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얇은 비닐장갑을 끼고 새끼손가락에 바세린을 발라 항문 입구를 넓혀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대체적으로 아기가 잘 먹고 잘 논다면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유식 시기인 4~5개월이 되면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차츰 증가시켜 아기의 장이 커진 만큼 대변을 만들 거리를 제공해 주어야 변이 잘 나온다. 특히 이 시기에는 수분 부족이 생기기 쉬우므로 물을 충분히 먹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살이 지나면 밥과 반찬이 주식이 되어야하고, 우유는 하루 두세 컵 정도(500㎖ 넘지 않도록) 주는 것이 적당하다. 세살 이하 어린이 변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이다. 생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미세한 위 장관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우유 외에 먹는 음식의 양이 줄어 섬유질 부족으로 변비가 생기거나 빈혈이나 영양장애를 초래 할 수 있다.

만2세 전후가 되면 대소변을 가리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무리해서 너무 일찍 시키는 경우 스트레스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일단 좀 쉬었다가 아이가 스스로 다시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변기에 앉은 후 15분 이상 지나도 변을 보지 못하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도록 한다. 때로는 항문에 생긴 상처 때문에 변을 참아서 변비가 생기기도 하므로 변보기를 꺼리는 아이는 항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성인용 변기에 배변하는 경우에는 적당한 높이의 발받침을 사용하여 골반 근육의 수축에 따른 적절한 항문 직장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비가 생기면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

변비 치료에 흔히 유산균 제제를 많이 사용하는데 근본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 이밖에 변을 묽게 하는 약들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보호자 임의로 자주 관장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왜냐하면 관장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고, 관장을 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기능성변비의 악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비가 생긴 근본적인 원인이 항문 주변의 통증이나 배변의 어려움, 두려움이므로 장하는 것 보다는 식사 습관을 바꾸고, 물을 많이 마시고, 많이 움직이게 헤, 배변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식생활 습관 유지 못하면 재발해

변비는 소아에게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호전될 것이라는 속설만 믿고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변비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지현 교수는 “변비 치료 후에도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수년 이상 장기간 변비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며 “변비를 막기 위해서는 대소변 가리기를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배변을 못하더라도 화장실에 가는 것자체를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변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 대개 하루 20~30g의 식이섬유 섭취가 필요한데,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권장하는 식이 섬유 섭취량은 2세 이후에서 하루 0.5g/kg 혹은 나이+(5~10)g이다. 지나친 식이섬유는 약물과 영양소 흡수도 방해할 수 있어 적정량의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충분한 물을 먹는 것이 변비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야채와 과일을 먹일 때는 주스보다는 강판에 갈거나 통째로 먹이는 것이 좋고, 변비가 있을 때 생우유, 아이스크림, 치즈, 초콜릿, 과자류, 감 등의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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