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22일까지 주식시장에서 약 5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지난 두달간 약 10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이다. 채권시장 역시 1300억원 가량의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을 가리지 않고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당초 예상과는 거리가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달 미국의 유동성 확대 이후 추가 자금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원화자산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을 했다.
외국인 자금이탈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상황에서 정부의 거시경제운용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9월말 현재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장주식의 3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400조원을 웃돈다. 상장채권 역시 88조원 넘게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선진국이나 한국 등의 경기가 모두 좋지 않다”면서 “외국인 자금 흐름에서 추세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