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재벌家 발렌베리, 국내 자본 시장을 노크하다

[위클리M&A]
EQT파트너스 SK쉴더스 투자 검토
베어링PEA 인수…아시아 진출 속도
자금경색 빠진 국내 시장 속속 진출
'지금이 기회' 투자 광폭행보 예상
  • 등록 2022-11-05 오후 12:55:31

    수정 2022-11-05 오후 8:15:45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글로벌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뉴욕 월가에 베이스캠프를 둔 미국계 PEF 운용사는 물론 홍콩계와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 기반 운용사들도 속속 국내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웨덴계 PEF 운용사까지 국내 투자에 기지개를 켜고 있어 화제다.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EQT)가 그 주인공이다.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EQT)가 SK쉴더스 투자 협상을 진행하며 화제다. 발렌베리 그룹을 이끄는 야콥(왼쪽부터), 마커스, 피더 발렌베리(사진=발렌베리)
SK쉴더스에 2조 쏜다…EQT파트너스 급부상

자본시장에 따르면 EQT는 SK쉴더스 2대 주주인 PEF 운용사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맥쿼리PE)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36.87%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약 2조원 안팎의 자금을 SK쉴더스 지분 인수에 투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수 과정에서 EQT가 책정한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4조~5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SK쉴더스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는 잔여 지분(63.13%)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EQT파트너스가 최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는 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 미래 성장에 큰 힘이 될 글로벌 파트너 EQT와의 협력 방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며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 간 협상이 어느정도 무르익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투자로 EQT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블랙록이나, KKR(콜버츠그래비츠로버츠), 칼라일 등 미국계 PEF 운용사들의 국내 투자 소식은 꾸준히 있었지만 스웨덴계 PEF 운용사의 등장은 이채롭기 때문이다.

EQT는 스웨덴 최대 재벌가인 발렌베리 그룹 내 투자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가 1994년 설립했다. 2022년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900억 유로(약 126조원)에 달하는 PEF 운용사다. 규모 면에서 충분히 영향력 있는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스위스 소비재 대기업인 네슬레와 스페인 부동산 정보 기업 아이디얼리스타 등 서구권의 다양한 산업에 투자를 이어왔다.

EQT는 특히 유럽이나 미국 등 글로벌 보안 서비스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스웨덴 최대 보안회사 시큐리타스의 가정 보안부문 자회사 시큐리타스 다이렉트를 2008년 인수해 2011년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회사 CYE의 경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앞선 상황을 미뤄볼 때 이번 SK쉴더스 지분 인수도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때마침 자금 유치가 절실했던 SK쉴더스 입장에서도 EQT 관심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베어링PEA 인수…아시아 시장 진출 본격화

EQT의 광폭 행보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달 아시아 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를 인수하면서 아시아 투자 확대 신호탄을 쐈다. 시장에서는 드문 PEF 운용사 인수 합병을 통해 아시아 지역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베어링PEA는 국내에서도 한라시멘트,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PI첨단소재(178920) 등을 인수하며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잔 에릭 살라타(Jean Eric Salata) EQT 아시아 회장 겸 EQT 집행위원은 베어링PEA 인수 당시 “아시아처럼 다양성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섹터와 운영 능력뿐 아니라 강력한 현지 관계가 필요하다”며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제공하는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QT의 투자가 국내 자본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킹달러 현상’에 금리마저 가파르게 뛰자 토종 PEF 운용사들의 운신의 폭은 좁아진 상태다. 자금 수혈이 시급한 국내 기업들은 애타게 투자자를 찾는 상황이다. 현 상황을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국내 시장 투자 적기로 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빅딜이 실종된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대형 거래를 주도한 곳은 대부분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다. PI첨단소재(베어링PEA)와 구강스캐너기업 메티드(칼라일), 폐기물 기업 EMK(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투자에 유리한 게 사실이다”며 “뚜렷한 반등 이벤트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글로벌 PEF 운용사가 주도하는 그림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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