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진입 '바늘구멍'...신규분양 3년내 최대 가뭄

  • 등록 2015-05-28 오전 8:06:53

    수정 2015-05-28 오전 8:06:53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서 전세살이하는 직장인 김정필(34)씨. 그는 최근 분양시장이 살아나자 강남권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청약 기회를 살피다가 마음을 접었다. 당첨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의 올해 아파트 분양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그러나 강남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청약 전략을 신중하게 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분양 물량이 많이 줄어들어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대치국제 SK뷰’(240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강남4구에서 8개 단지, 1만 3096가구가 연이어 쏟아진다.
△올해 서울 강남권 아파트 분양 물량이 크게 줄면서 강남 지역 신규 진입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개관한 ‘아크로리버파크 2차’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연내 일반분양 물량 2551가구에 그쳐

모두 재건축 단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 가구 수는 오는 8월 송파구 가락동에서 분양할 예정인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가 9510가구로 가장 많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4단지 아이파크(687가구),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 2차(593가구), 반포동 삼호가든 4차(751가구), 잠원동 반포한양자이(606가구)와 한신5차(595가구) 등도 500가구가 넘는다.

문제는 일반에 분양하는 물량은 다섯 채 중 한 채꼴인 2551가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이는 2012년(2328가구)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512가구와 3192가구가 공급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에 더는 신규 택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보금자리주택 분양이 지난해로 모두 마무리됐다”며 “신규 주택 공급을 재건축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4구의 연도별 주택 수급 전망 [자료=서울시]
주택 순수 공급 물량도 말라붙은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 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멸실 물량은 준공·입주 물량보다 6534가구나 많을 전망이다. 내년에도 재건축 단지가 늘면서 멸실 물량이 6823가구를 초과한다.

이는 2013년과 지난해에 준공·입주 물량이 멸실 주택보다 1만 5557가구, 1만 368가구 많았던 것과 상반된 것이다.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의 절대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강남구 개포주공 등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낸 영향”이라며 “이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하는 2017년부터 다시 공급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 입성 쉽지 않네”…세입자 부담도 늘 듯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권 신규 진입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시장의 과열 경쟁과 전·월세시장 불안정 등이 예상돼서다. 신규 분양은 4530가구 규모의 강남구 개포지구 내 주공2·3단지와 시영아파트 등이 주민 이주를 마치고 착공 및 분양에 나서는 내년에나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면서 서초구 반포한양 등 주요 지역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실수요자가 강남에 진입하기 부담스러운 형국”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사는 세입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한강 이남 지역 11개구의 주택 월셋값은 0.2% 올랐다. 2011년 10월(0.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이주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강남구에 신규 진입한 가구의 월세 계약 비중은 전체 전·월세 거래의 48%로 계속 거주한 집(3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자녀 학군 등을 위해 부득이하게 강남 진입을 택하는 임차가구의 월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강남 메인 지역을 노리기보다 위례신도시 등 아파트 분양이 꾸준한 곳에 신규 청약을 하는 주변부 전략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 강남4구 분양 단지 [자료=닥터아파트·부동산114·재건축 조합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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