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고급의류까지..성역붕괴 백화점 `비상`

  • 등록 2007-10-09 오전 9:23:59

    수정 2007-10-09 오전 9:23:59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백화점급 의류 브랜드의 입점을 꾸준히 확대할 겁니다"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왕효석 테넌트 담당 부사장은 최근 의류사업 강화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홈플러스 잠실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지금도 유명 의류 브랜드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홈플러스 잠실점의 갤러리 공간
대형마트가 백화점 고유 영역인 고급 브랜드 의류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도 더 이상 성역(聖域)이 아니다. 
 
다점포화로 재래시장에 완승을 거둔 데 이어, 고급화를 통한 백화점 고객 유혹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대형마트 수는 약 350개. 전체 백화점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을 합한 약 40곳보다 8배 이상 많다. 상권의 중첩은 백화점에 큰 위협일 수밖에 없다.

백화점들은 차별화 방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 명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복합쇼핑몰이나 패션 전문관 같은 새로운 출점 형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프리미엄 할인점'의 진화

지난달 1일 문을 연 홈플러스 잠실점. 회사측에서 '감성'을 접목시킨 '3세대 할인점'으로 부르는 이 점포는 할인점이라기보다는 백화점식 복합쇼핑 공간에 가깝다. 리바이스와 닉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의류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켰다. 골프연습장을 갖추고 와인바와 갤러리까지 꾸몄다.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은 "잠실점은 유통업계 전체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할인점의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물론 3세대 할인점이라 해도 규모나 구색에서 여전히 백화점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저가 상품 위주의 일반 할인점과는 확연히 다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 백화점 고객 상당수를 끌어오기에 손색이 없다. 심지어 해외 명품 매대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급 대형마트의 증가는 백화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상품과 상권이 겹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영제 롯데백화점 판촉팀장은 "최근 고급 할인점이 생겨나면서 백화점과 상권이 겹치거나 중첩되는 상품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백화점 매출의 성장세는 할인점에 비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일례로 국내 백화점 시장의 약 44%를 차지하는 롯데쇼핑(023530)의 경우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금감원 공시 기준)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그래프).
 
한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8조원. 지난 2003년 따라잡은 백화점(19조원)과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VVIP 고객 확보, 신업태 개발, M&A"

롯데와 현대백화점(069960), 신세계(004170) 등 국내 '빅3' 백화점들은 초우량(VVIP) 고객 대상 마케팅에 집중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가 고급화로 한걸음 좇아오면 한걸음 더 멀리 달아나는 꼴이다.

롯데는 지난 7월과 9월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명품관 에비뉴엘에 각각 최고급 시계매장과 남·녀 편집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또 신세계는 올해 초 충무로 본점 본관(사진)을 명품관으로 새단장했다. 고급 미술품 치장에만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업태를 통한 차별화와 다점포화 구축을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신촌에 영패션 전문관을 짓기로 했다. 할인점 진출에 이어 또 하나의 신규 업태 도전이다. 신세계는 영등포 경방필 백화점을 위탁운영키로 합의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다. 이밖에 백화점 3사 모두 백화점·할인점·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복합쇼센터 출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영제 판촉팀장은 "백화점은 기존 할인점과 마케팅, 서비스, 상품 등 모든 면에서 차별화하고 고급화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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