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 "양다리 바람둥이 내 코드는 아니야”

  • 등록 2006-09-07 오후 12:10:00

    수정 2006-09-07 오후 12:10:00

[스포츠월드 제공] 이 남자, 위트가 넘친다. 얘기를 하고 있으면 그의 유머 감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흥행에 목말라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조급함 대신 여유가 보이고, 쉴 새 없는 홍보 스케줄에 피곤함이 배어있지만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순간 만큼은 더 이상 열정적일 수 없다. 단지 의무감으로 하는게 아니라 영화가 관객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과정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진심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김승우 얘기다. 남들은 1년에 한 편 하기도 어려운 영화를 동시에 두 편이나 들고 찾아온 ‘행복한 남자’ 김승우를 만났다.

●‘연애참’은 ‘쎈’ 영화

지난달 ‘해변의 여인’에 이어 7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김해곤 감독,굿플레이어 제작,이하 연애참)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김승우. 두 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헷갈렸다”는 그는 이제 ‘연애참’에만 집중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졌지만 한가지 고민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연애참’을 봤을 때 이해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어서다.

“내가 이 역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졌는데 실제 이야기라서 했어요. 영운이 진짜 때려죽일 놈인데, 그런 인물이 실제로 있다니 말이죠. 내 정서로는 두 여자 중 하나는 잘라야(관계를 정리해야) 하는데 영운는 그러지 않는단 말이예요. 정말 한번 직접 만나볼까도 생각했을 정도예요. 정상적으로 자란 사람들이 봤을 때 영운와 연아의 연애를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이예요.”

그가 이처럼 고민하는 데는 ‘연애참’이 ‘쎄다’는데 이유가 있다. 백수 영운과 술집 아가씨 연아(장진영)의 대책없는 연애담을 그린 영화는 기존의 로맨스가 아니라 욕설과 싸움으로 도배가 돼있어서다.

“저보다는 욕설을 하면서 연아를 연기하는 장진영씨가 더 안 돼 보였어요. 결국 감독님에게 의견을 많이 개진해 원래 찍은 것보다는 20% 가량 순화를 했죠. 하지만 영화를 모두 찍고 나니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얘기가 잘 전달된 것 같아 좋아요.”




●책임있는 배우

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16년차가 된 그는 자신의 나이에 책임을 져야함을 느끼고 있다. 단지 영화의 주연을 맡는다는 사실보다 중견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귀감이 되기를 원한다. 올 초 일본 영화 ‘멋진 밤 내게 주세요’에 출연한 이유도 그래서다. “지금 못 배우면 배울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조금만 부지런하면 후배들에게 일본 영화 제작 시스템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달라지는 시각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시나리오에 대한 느낌도 마찬가지다.

“전에 내 인생을 돌아보는 시기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봤는데 긍정적으로 사는게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그 책을 다시 봤더니 이건 세상을 요령있게 사는 법에 대한 책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시나리오도 그렇게 느껴져요. 98년 처음 ‘연애참’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그냥 소동극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전혀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20대에 ‘연애참’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으면 절대 못했을거라는 그는 영화와 삶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면서 어느덧 원숙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여러가지 유형의 배우가 있지만 진정성을 갖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SW확대경]연예인야구단 구단주… '폼'은 선수급




김승우는 야구 마니아다.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매주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불사른다. 그럼 실제 야구 실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항상 클린업 트리오를 치죠. 제가 실력에 비해 폼이 아주 좋거든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사회인 야구에서 선수 출신은 변화구를 안던지고 직구만 던지는게 일종의 불문율인데요. 어느날 선수 출신 투수가 나와 저한테 구속 140㎞가 되는 직구를 뿌리는거예요. 처음은 스트라이크, 두번째는 파울이 됐죠. 전 당연히 3구도 직구거니 하고 배트가 나갔는데 글쎄 변화구를 던진거예요. 그래서 헬멧을 벗어던지고 화를 내니까 투수가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김승우씨인 줄 몰랐다. 폼만 보고 선수 출신이거니 생각했다는 거예요.”(웃음)

김승우의 야구 실력에 대한 오해는 오로지 나무 배트를 고집하는 것도 한 몫을 한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대부분 알루미늄 배트를 쓰지만 그는 나무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나무의 느낌이 좋아요. 큰 타구를 날려 펜스에 맞히는 경우 알루미늄 배트를 썼으면 홈런이라고 멤버들이 얘기해주지만 그래도 나무 배트가 좋은 걸 어떡해요.”

체육학을 전공한 그의 만능 스포츠맨 같은 폼은 촬영장에서도 웃음 꽃을 피어낸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짬이 날 때, 촬영 스태프들과 편을 짜서 족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도 그가 참여하면 웃음바다가 된다. ‘어쩌면 족구까지 폼이 좋니’라는 말이 나오면 으쓱해진다는 김승우, 그가 있기에 한국 영화계도 신바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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