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 '갈등의 핵' 유연탄이 뭐길래

화력 강하고 안정적인 열량 낼 수 있어…가격도 경제적
시멘트 원가 비중 40%…㎏당 6000㎉ 주로 사용
호주·러시아·인니 등 수입…호주산 가격 400달러 넘어
러시아-우크라 전쟁 지속 등으로 가격 리스크 높아
  • 등록 2022-08-28 오후 12:11:43

    수정 2022-08-28 오후 9:05:13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원자잿값 부담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시멘트사와 1년에 두 번에 걸친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레미콘사. 양측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유연탄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례없이 오른 유연탄 가격이 바로 시멘트 원가 상승 주된 요인이기 때문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원가 중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사진=쌍용C&E)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탄 일종인 유연탄은 무연탄보다 탄소량은 적으나 휘발성분이 많아 불이 잘 붙는 성질이 있다. 특히 화력이 무연탄보다 강하고 안정적인 열량을 낼 수 있어 시멘트 소성을 비롯해 제철소 코크스 제조, 화학공업 원료 등에 쓰인다.

시멘트 업계는 ㎏당 6000㎉ 수준의 높은 열량을 낼 수 있는 유연탄을 주로 사용한다. 석회석과 점토, 규석, 철광석 원료를 일정 비율로 혼합·분쇄해 소성로에서 최고 2000℃ 온도로 가열·용융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열원이기 때문이다.

높은 열량을 사용하므로 적은 양만 태워도 다량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 2020년 기준 유연탄 사용량은 325만2000t(톤)인데 반해 시멘트 생산량은 4751만8000t에 달했다. 유연탄 1t당 시멘트 14t 이상 생산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유연탄은 다른 열원에 비해 경제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전원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1kWh를 생산하기 위한 유연탄 발전원가는 83.3원이었다. 이는 무연탄(118.3원), 유류 (271.5원), LNG(126원), 양수(169원)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이번 유연탄 대란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수급 안정성 등도 강점으로 꼽혔다.

유연탄 수입은 주로 호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이뤄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가별 수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유연탄 1억1710만t 중 호주산은 5769만t으로 49.2%를 차지한다. 이어 러시아는 1933만t(16.5%), 인도네시아 1891만t(16.1%) 등이다. 단,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는 일정 열량 기준 이상에 부합하는 유연탄을 사용하는데, 통상 러시아산 70%, 호주산 30% 비중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영국 유연탄 시세 전문기관 GCI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항 고품질 유연탄(6000㎉/㎏ 기준) 현물거래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t당 45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4일 가격은 t당 172.75달러였다. 1년 만에 161%나 증가한 셈이다. 올 초 165~260달러를 오가던 당시와 비교해도 2배 정도 높아진 수준이다. 다만, 호주산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산 가격은 GCI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유연탄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 완전한 예측은 어렵지만 대체로 상승 압박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공급 차질과 폭염·수력발전 차질에 따른 중국 유연탄 수입 확대, 호주 탄광 노조 파업 예고 등 부정적 상황이 이어진다.

가격 리스크 역시 크다는 판단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올해 8월 유연탄 시장전망지표가 2.27로 ‘위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7월 0.54, 1.51, 0.55, 0.54에 비해 다소 오르긴 했지만, 이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2008년 10월(1.85)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전망 수치는 0부터 100까지로 총 5단계로 나누는데 수치가 낮을수록 가격 리스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넘었지만, 양국 정상들이 확전 또는 지속 입장을 내고 있어 유연탄 가격은 t당 400달러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GCI 역시 다음 달 440달러 안팎, 올해 4분기 430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 시멘트 업체들의 원자잿값 부담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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