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무디스는
기아차(000270)의 통상임금 판결이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Baa1’ 기업신용등급(issuer rating) 및 ‘안정적’ 등급전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은 “통상임금 판결이 2017년 기아자동차의 순이익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재무 역량을 고려할 때 이러한 영향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8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기아자동차가 야근 및 휴일근무 수당 등 약 4220억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4220억원은 2008년 8월 ~ 2011년 10월, 2만7424명의 직원에 적용된 부분이다. 기아차는 2011년 11월 ~ 2017년 8월, 국내 모든 직원에 대해 지급해야 할 금액을 포함할 경우 총 지급부담이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디스는 기아차가 항소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즉각적인 현금 유출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예상 비용을 회계상 충당금으로 반영해야 함에 따라, 2017년 3분기 상당한 규모의 일회성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기아차가 최종적으로 소송에서 패소하고 지급해야 할 금액이 1심 판결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일 경우 기아자동차가 이같은 잠재적 일회성 현금 유출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적 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2017년 6월말 기준 기아자동차의 순현금보유액은 약 1조원이며 무디스는 이같은 순현금보유액이 독자신용도를 지지하는 주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통상임금 소송의 판결 및 이와 관련한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기아차의 국내 임금 부담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으며 이 역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유사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Baa1 안정적)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독자신용도 대비 1등급 높게 평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