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곳들이다. 제시한 금리가 낮은 순(가격이 높은 순)으로 줄을 세워보면 상호금융권이 늘 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증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대체투자도 녹록지 않자 채권 중에서도 회사채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소외 ‘잭팟’이 터진 회사채 수요예측마다 상호금융 중앙회들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민간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민평금리) 대비 기본 50bp(1bp=0.01%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회사채 발행물량을 쓸어담는 모습이다.
지난 6일 진행된 LG유플러스(AA)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새마을금고가 민평 대비 79bp 낮은 금리에 300억원을 써냈다. 3년물은 1000억원 모집에 1조6150억원이 몰렸는데 새마을금고가 가장 낮은 금리를 써낸 것이다. 신협중앙회도 -66bp에 400억원을 써내면서 겨우 발행물량 커트라인 안에 들어왔다.
11일 있었던 SK지오센트릭(AA-) 수요예측에서 새마을금고는 2년물에 -46bp에 200억원을 써내 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금리를 제시했고, 16일에 진행된 신세계 (AA0) 2년물 수요예측에서도 -45bp에 200억원을 적어내 국민연금, 미래에셋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과 나란히 최저 금리에 회사채를 받았다.
17일 진행된 LG화학(AA+) 수요예측에서는 2년물의 경우 수협중앙회가 -56bp를 내 최저 금리를 제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46bp에 200억원을 써냈다. 3년 물에서도 수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50bp 이하로 써내서 모집금액 안에 들었다. 5년 만기에서는 새마을금고가 -77bp에 300억원, 수협중앙회가 -66bp에, 신협중앙회는 -61bp에 들어갔다.
다만 롯데제과, 호텔롯데, CJ ENM, 롯데렌탈 등의 수요예측에서는 상호금융의 참여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민평 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운 곳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호금융이 기존에는 부동산에도 투자를 많이 했는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고 리스크도 커지면서 대신 회사채로 몰리는 듯 하다”며 “주로 우량채 위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큰손들의 올해 투자전략을 보면 대부분 채권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이라며 “다만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 베팅을 하다 보니 연초 효과가 시들해지고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평가손실을 상당히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