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이은행의 부활)①화려한 증시 데뷔

  • 등록 2004-02-20 오전 9:25:06

    수정 2004-02-20 오전 9:25:06

[edaily 하정민기자] 지금 일본 주식시장에는 신세이은행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전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신세이은행은 첫날 공모가 525엔대비 58% 오른 827엔으로 마감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최근 뚜렷한 호재가 별로 없었던 일본 주식시장이 들뜬 것도 당연하다.
야시로 마사모토 CEO
사실 신세이은행의 이같은 `빅 히트`는 충분히 예상됐던 사안이다. 파산한 은행이 외국자본에 넘어간 뒤 증권거래소에 재입성하는 첫 사례, 기업공개(IPO) 규모는 2000년 7월 이후 4년래 최대규모인 2500억엔, IPO 청약경쟁률도 21대1 등 증시 상장 이전부터 주목할만한 뉴스가 연달아 터졌다. 심지어 "신세이은행 상장으로 외국 자본인 리플우드만 떼 돈을 벌었다"는 비판론도 신세이은행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관심만 더 높여줬을 뿐이다. 신세이은행은 파산한 일본 장기신용은행(LTCB)을 미국계 투자펀드인 리플우드홀딩스가 인수하면서 지난 2000년 6월 탄생했다. 리플우드는 시티그룹 및 도이체방크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10억달러에 신세이은행을 인수했다. 외국계 투자펀드가 일본 은행을 인수한 것은 처음이라 당시에도 `국부유출`과 `금융시장 발전 계기`란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신세이은행의 전신인 장기신용은행은 지난 1952년 설립, 일본 경제의 고도성장과 함께 급속히 세를 키웠다. 그러나 기업여신 전문 은행으로 명성을 날리던 장기신용은행은 지난 1990년대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와 함께 몰락했다. 8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개발회사 등에 많은 자금을 대출해줬다 경기침체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 결국 지난 1998년 일본 정부는 공적자금을 4조엔이나 투입해 이를 국유화했고 자금회수를 위해 2000년 리플우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리플우드는 신세이은행을 인수한 후 대대적인 경영개혁에 착수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부실채권 상각에도 힘을 기울였다. 신세이은행은 지난 3년간 부실채권 2조6000억엔을 상각했고 전체 여신 중 부실채권 비율도 87.5%에서 5.70%로 대폭 줄였다. 기업여신에 치중하던 과거와 달리 고객 타겟도 철처히 개인들을 겨냥, 소매금융 전문은행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인수 당시 일본 예금보험공사 등 자산정리기구가 부실자산의 상당부분을 떠맡아 준 영향도 컸다. 덕분에 신세이은행은 부실의 꼬리표를 완벽히 떨쳐내고 흑자를 내는 알짜은행으로 180도 변신했다. 오는 3월말 결산에서도 650억엔대의 순이익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이은행으로 재미를 본 리플우드는 지난해 하나은행(002860) 지분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렇듯 완벽한 증시 입성 발판을 마련한 신세이은행이 기업공개를 준비하자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 것도 당연했다. 다른 일본은행들과 달리 불량채권을 말끔히 털어내고 소매금융 위주의 철저한 수익경영 체질을 갖췄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신세이은행의 공모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525엔으로 결정될 수 있었다. 현재 리플우드홀딩스는 신세이은행 지분의 67%인 13억58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33%는 정부가 갖고 있다. 리플우드컨소시엄은 신세이은행 상장의 최대 수혜자다. 리플우드는 인수가격과 증자 등을 포함해 신세이은행에 총 1210억엔을 투입했으나 현재 보유한 신세이은행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엔이 넘는다. 4년만에 10배가 넘는 이익을 거뒀다는 점에서 부러움 반 질시 반의 눈초리가 끊이지 않는다. 리플우드는 보유 주식의 35%에 달하는 4억7630만주를 장내에서 매각할 예정이다. 공모가인 525엔으로만 계산해도 당장 거머쥘 수 있는 현금만 2200억엔 이상이다. 우선주 형태로 주식을 보유중인 일본 정부도 적잖은 차익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보유한 우선주는 오는 2007년 보통주로 전환되는데 이 가격은 360엔에 불과하다. 이미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했지만 향후 주가가 더욱 올라가면 정부에게 돌아갈 차익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