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득과 소비 쪽 기대 지표는 아직 눈에 띄게 반등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반등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이번달 20~30대(40세 미만)의 취업기회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1로 지난 2008년 7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승 폭(35포인트)도 단연 최고치다.
CSI는 한은이 매달 내놓는 가계의 경제심리 지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이번달 통계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2~19일 설문조사를 통해 나왔다.
40대(86→115)와 50대(85→109)의 취업기회전망 CSI도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60대(86→105)와 70대(85→102)도 기준치인 100을 동시에 넘겼다.
연령별 뿐만 아니다. 저소득자든 고소득자든 고용에 대한 기대감은 똑같았다. 월 100만원 미만 저소득자의 이번달 취업기회전망 CSI는 100으로 전월(81) 대비 19포인트 올랐다. 월 500만원 이상 소득자(87→120)의 상승 폭은 더 컸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 정도로 크게 오를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가계는 아직 소비지출 측면에서는 다소 머뭇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지표에서도 소비지출전망 CSI는 보합권을 나타냈다. 가계수입전망 CSI 역시 전월보다 약간 오른 수준에 그쳤다. 문 대통령의 취임을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머니가 얇은 냉정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 등 기대 지표는 많이 올랐지만, 실물경기는 생각보다 미진했다”면서 “국내 역시 추후 기대감이 뚝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