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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 늘어난 3조22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17%로 전년도 4.09%의 두배 수준으로 개선됐다. 당기순이익도 157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오는 25일 발표될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다. 증권업계 컨센서스로 매출 11조4049억원, 영업이익 8622억원이 예상되는데,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6%, 2.1% 증가하는 수준이다.
◇매각 대상에서 효자로 바뀐 ‘지크(ZIC)’ 윤활유 사업
지난 2014년 18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이듬해인 2015년 윤활유 사업 담당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추진하다 철회했다. 매각 대신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작년 SK루브리컨츠의 영업이익은 4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9% 증가했다. 매출이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8.46%로 7%포인트 이상 상승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SK루브리컨츠는 국내에서 ‘고급 마케팅’을 앞세우고 있다. 올들어 고급 제품 시장인 경주(레이싱)용 자동차 시장을 겨냥, 고급용 제품(SK ZIC 레이싱)을 출시하고 금호타이어(073240) 레이싱팀 후원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한 SK루브리컨츠유럽(암스테르담 소재)이 지난해 매출 4476억원을 기록해 SK루브리컨츠 종속회사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렸고, 2014년 9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스페인의 고급 윤활기유 생산 합작법인(이베리안 루브 베이스오일)이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격려차 지난 2015년 9월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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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익성 개선은 국제유가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하반기부터 올라 올해는 50달러 안팎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같이 오르는데 싸게 사둔 원유 재고와의 시차로 그만큼 공짜 이익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석유 개발 및 기타 사업’에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영업손실은 978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외에 추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한국 업체의 배터리에 대한 차별로 인해 현지 팩(Pack) 합작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화학(051910)이나 삼성SDI(006400) 등이 중국 공장의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는 것과 달리, 수요처가 없어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협력 파트너들과 배터리팩 생산 뿐 아니라, 셀(Cell) 생산을 위한 합작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