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질수혜주를 찾아라"..증권가 뜨거운 열기

"수혜주는 없다" 분석도 무색..저마다 수혜주 띄우기
  • 등록 2003-04-03 오전 10:07:27

    수정 2003-04-03 오전 10:07:27

[edaily 이진우기자] 증권사 영업직원인 K과장은 최근 "괴질 수혜주"를 사달라고 조르는 고객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고객들은 괴질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집중되면서 더 늘었다. 이들 고객들은 "돼지콜레라, 광우병, 하다못해 황사 알레르기도 수혜주가 있는데 전세계를 강타하는 괴질에 수혜주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상상력 부족"이라고 다그치기 일쑤다. K과장은 3일 "이런 고객들을 만나면 할 말이 없다"며 "제약주 일부를 눈여겨 보기도 하지만 딱히 수혜랄 게 없어 망설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요즘 증권가는 괴질 수혜주를 찾는 데 여념이 없다. 관련 애널리스트들에게도 매일 문의전화가 쏟아진다. 대책없이 번지는 괴질의 파괴력을 생각하면 최근 급등한 전쟁수혜주에 비길 바 아니라며 답을 내놓으라고 채근한다. 오죽하면 일부 제약업종 애널리스트들은 "괴질 수혜주는 없다"는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괴질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혜주를 논하는 것은"어불성설"이라고 손을 내젓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전세계를 강타하는 괴질사태를 그냥 멀뚱멀뚱 쳐다보지만은 않겠다는 듯 수혜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제약관련주 일단 첫 손 투자자들은 괴질 수혜주를 일단 제약주에서 찾는다. 괴질도 질병이니 약으로 고쳐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괴질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당연히 치료제 생산업체도 없다. 그러다보니 막연히 항생제를 생산하는 제약업체 중 덩치가 가벼운 일성신약, 신풍제약, 유나이티드 등 일부 제약주가 "이유없이" 관심을 모은다. 최근 1주일간 일성신약과 신풍제약은 20%가량 올랐고 가장 먼저 수혜주로 움직인 유나이티드도 1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이렇다할 대표주자 없이 제약종목들간의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고 낙폭과대나 경기방어주의 성격으로 상승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어 수혜주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괴질이 호흡기 질환이라는 점을 들어 호흡기 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업체가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치훈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괴질으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주는 없으나 괴질로 인한 폐렴 등으로 호흡기 전문치료제를 생산하는 업체가 수혜를 볼 수는 있다"며 호흡기전문 치료제인 팩티브를 개발한 LG생명과학(68870)을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손비누, 진단시약 업체도 수혜주 논란 가세 괴질의 유일한 예방법이 손을 자주 씻는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물 없이 손을 씻는 젤타입 비누를 만드는 파루(43200)도 괴질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파루는 지난해말 로션 타입의 "플루"라는 손세정제를 개발했다. 휴대하고 다니면서 물 없이 씻을 수 있다는 게 장점. 2일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괴질공포를 덜어준다"는 홍보문구를 게시한 파루는 "플루는 물과 비누를 사용하는 것보다 간편하면서도 세정력은 훨씬 뛰어나 모공 속오염 물질까지 씻어내기 때문에 세균을 99.9% 제거해 준다"고 주장, 괴질사태에 편승했다. 최근에는 진단시약 전문업체인 에스디(66930)도 자사가 괴질 수혜주라는 주장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이번 괴질의 주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파라믹소 바이러스의 진단시약을 자사가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논리. 에스디는 지난달 22일 개 홍역의 원인인 디스템퍼 바이러스 진단시약을 허가받았는데 이 바이러스가 파라믹소 바이러스와 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괴질 진단시약으로 언제든지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괴질이 동물이나 가축의 바이러스가 변형 전염된 것어서 동물 바이러스 진단시약이 유효하다는 주장을 편다. ◇공기청정기·호텔주도 "우리도" 투자자들은 괴질이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소식에 공기청정기 생산업체도 수혜종목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괴질 바이러스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공기청정기 구매를 부추길 것이라는 논리다. 이 때문에 산업용 공기청정기보다는 위닉스(44340), 웅진코웨이(21240) 등 가정용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더 유리하다는 설명도 그럴듯하게 곁들여진다. 이외에도 마스크, 방독면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진짜 수혜주 가능성이 높지만 다 비등록기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여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호텔신라(08770), 한화(00880) 등을 간접 수혜주로 꼽는다. 하나투어, 아시아나항공 등이 괴질 피해를 입고 있는 것에 대한 역발상이다. CJ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과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포털들도 괴질로 인한 외출기피 현상의 간접 수혜주라는 설명도 나름대로 그럴듯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괴질은 아직 피해자수가 많지 않아 치료제보다는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업종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단기 급등하는 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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